9월 19일, 오늘은 뭉치가 우리 곁을 떠나간 날입니다.
9월 19일, 오늘은 뭉치의 첫 번째 기일입니다.
참, 시간이 빠릅니다. 뭉치를 떠나보낸 것이 바로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뭉치를 떠나보내고 오랜 시간 동안 밤이면 혼잣말을 중얼거렸습니다. '얘들아~ 오늘은 어째 뭉치가 좀 늦네. 우리 먼저 자야 하나~' 하고요. 밤이 되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뭉치가 전용 출입문을 열고 불쑥 들어올 것만 같았거든요. 뭉치는 외출 냥이였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그저 외출이 좀 길어질 뿐인 듯싶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젠 밤이 되어도 더 이상 뭉치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뭉치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영원한 여행'을 떠났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가끔씩 사무치게 보고 싶을 때가 많지만, 이제는 뭉치를 떠올리는 일이 결코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함께하는 동안 충분히 사랑했으니 됐지 싶고요. 뭉치의 짧은 생이 자유롭고 충만했을 거란 믿음도 있으니까요.
길냥이 시절까지 포함해서 뭉치와 함께 한 시간은 1년 6개월에 불과합니다. 집냥이로 3개월, 외출 냥이로 7개월을 같이 살았지요.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뭉치와의 인연은 참으로 특별했습니다.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요.
뭉치는 제게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뭉치를 만나지 않았다면, 제 인생은 많이 달라졌을 거예요. 저는 지금 뭉치가 알게 해 준 새로운 세상에서 길냥이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때로는 힘들고 또 때로는 지치지만 뭉치가 저기 고양이 별에서 지켜보고 있을 걸 알기에 전 오늘도 힘을 냅니다.
2주기, 3주기, 10주기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1주기만큼은 잘 기억하고 싶었어요. 여기 브런치에도 우리 뭉치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테니까요. 얄미우리만치 도도했던 오줌싸개 상 꼴통 우리 뭉치를 참 많이도 사랑해 주셨지요. 뭉치도 아마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들 너무 고맙습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브런치에 올릴 사진을 고르고, 글을 쓰고, 또 다듬었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제 방식의 추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뭉치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제 마음속에선 영원히 살아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뭉치를 추억합니다.
뭉치야~ 거기는 어때? 고양이 별에서는 잘 지내고 있어? 우리 뭉치는 산으로 들로 마실 다니는 걸 좋아하는데, 거기서도 그렇게 지내고 있니? 우리 뭉치 사냥도 참 좋아했는데, 거긴 어떻게 너무 평화로워서 심심한 거 아닌지 모르겠네. 어멍이랑 싸복이 남매는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네가 주고 간 선물 '하늘이' 때문에 많이 힘들지 않았단다. 다 뭉치 덕분이야. 뭉치야.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뭉치를 만나서 참 행복했어. 너와 함께 한 모든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축복 같은 시간이었어. 네가 가르쳐 준 것들을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할게. 네가 거기서 어멍을 늘 바른길로 가도록 이끌어줘. 어멍은 너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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