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기 위해
상반기 회고를 적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이 되었다. 올해 마지막 1on1을 앞두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지금이 하반기 회고를 해야 할 시점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상반기 회고 글을 쓸 때에는 회고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부터 막막했는데, 이번에는 ‘한 번 해본 회고, 두 번을 못할까?’하는 심정으로 하반기 회고를 작성해 본다.
서브를 넘어 메인으로
저번 상반기 회고 말미에 언급했던 PM을 잡게 된 프로젝트가 바로 공채였다. 2023년 하반기 인턴 공채 진행이 확정되면서 이번 공채는 내가 메인 PM을 담당해 보라는 제안을 받게 됐다. 언젠가는 오게 될 순간이라는 생각에 마음의 준비를 해왔는데도, 막상 메인 PM을 담당해 보라는 말을 직접 듣게 되니 그때부터 기대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공채에서 메인 PM의 역할은 말 그대로 TO 조사부터 입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것이다. 물론 공채라는 게 혼자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팀원들과 유관 부서분들께서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시지만, 결국 무언가를 결정하고 이끌어가는 건 나라는 생각에 매사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동안 서브 담당자로서 쌓아왔던 내 나름의 기본기를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여러 행정 처리나 결재, 물품 발주, 간단한 디자인 등은 이전부터 노하우를 쌓아오기도 했고, 자동화시켜 놓은 부분들도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그때의 기본기가 메인 PM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번 공채에서 특별한 점이 있다면, 셀 리드님의 제안으로 이번 공채 콘텐츠로 진행했던 구성원들의 한 마디 프로젝트와 관련된 아티클을 하나 발행했다는 것이다. 이 글이 인터뷰 전에 발행되었다 보니, 인터뷰에서 이 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언급해 주신 후보자분들이 계셨는데, 그때는 큰 뿌듯함을 느꼈다.
채용 플랫폼 밖에서 개발자들을 만나보기
보통 외부 개발자들을 만나는 건 후보자로서 만나거나, 인바운드 또는 아웃바운드로 진행되는 커피챗으로 만나는 게 대부분인데, 글을 쓰면서 돌아보니 하반기에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경로로 개발자들과 만남을 가졌다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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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프콘 INFCON 2023에 다녀왔다.
: 브런치에서도 한 번 소개했듯이, 올해 여름에 인프콘에 다녀왔었다. 글에서는 자세히 적지 않았지만, 워낙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다 보니 네트워킹에 가야 할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었다. 언제 또 이렇게 개발자들만 모여있는 곳에 갈 수 있을까 싶어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현직자분들과 명함도 교환하고, 구직하시는 분들에게 회사에 대해 알리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뒤, 이때 했던 생각이나 얻었던 인사이트들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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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SW 커리어페어에 기업 담당자로 참여했다.
: 그동안 커리어페어 참여는 우리 팀에게 일종의 숙원 사업이었다. 특히, 개발자들이 많이 모이는 페어에는 꼭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기회가 생겼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생각에 팀원들 모두 기합이 들어가 팜플렛부터 굿즈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현장에서 판촉도 열심히 했었다. 스타트업이다 보니 우리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을까 하는 우려도 살짝 들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학생분들이 방문해서 회사의 비즈니스나 개발 문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해 주셨다. 개발 직무는 아니지만, 우리 회사에 대해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다면서 상담을 하고 가신 분도 계셨다. 열정 넘치는 신입 분들을 만나 뵙고, 회사에 대해 소개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의미 있는 자리였다.
여담이지만, 행사가 마무리되어 갈 때 즈음 옆 부스의 타사 담당자분께서 “계속 지켜봤는데, 정말 많은 학생분들께서 상담을 하고 가시더라.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이야기를 하시기도 했다. 아마도 예비 후보자분들을 우리의 진정성이 학생분들께도 느껴진 게 아닐까 싶다.
이루어낸 것들이 신기한가요?
하반기 회고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올해 초에 썼던 글이 생각이 났다.
이때 목표는 세 개였다.
1. 우리 팀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기
2. 새로운 채널 발굴하기
3. 차분하고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기
· 1번과 2번은 나름대로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 상반기에 했던 다이렉트 소싱 시트 개편, 하반기의 SW 커리어페어가 각각 1번과 2번 목표와 맞닿아있는 부분인 듯하다. 이 지점에서는 조금은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 “차분하고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기”는 유지해 보기로 했다.
: 이 목표가 단순한 1년짜리 목표는 아니라는 걸 올해 많이 느꼈다. HR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기에, 신중함을 기해야 할 것과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것을 가려내는 판단력이 중요하다. 공채를 비롯해서 메인 롤을 담당하게 되다 보니 하이어링 매니저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이 점에 조금 더 유의하면서 소통해 보기로 스스로 다짐했다.
무얼 더 해보면 좋을까
이제는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이 동반되어야 할 텐데, 질적 성장을 위한 액션 플랜은 만들기가 참 어렵다. 채용이라는 분야 특성상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내년에 내게 어떤 과제가 주어지게 될지, 그리고 내가 어떤 역할까지 해볼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보며 차차 정해보고자 한다. 그럼에도 스스로 더 해보면 좋을 일에 대해 적어본다면
· 아티클이나 링크드인에 글을 더 작성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후보자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건 아티클이라는 콘텐츠 형태가 후보자분들에게 생각보다 큰 소구가 된다는 것이었다. 숏폼과 영상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혹은 나의 커리어 패스를 만들어가는 데에 참고하기 위해서라면 아티클과 같은 롱폼 콘텐츠를 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퍼블리, 폴인, 롱블랙 같은 플랫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느껴진다.
우리가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결국 후보자분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통해 “나의 커리어 패스를 만들어감에 있어 이 회사와 함께 하면 좋겠다.”라고 느끼게 만들기 위함이다. 공채 때 아티클을 한 번 써봤으니 어떤 내용이든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고, 그를 위한 연습으로 링크드인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볼까 한다. 링크드인은 뭔가 인사이트 있는 글을 써야만 할 거 같은 느낌이 들어 망설여졌는데, 이런 연습이 쌓이다 보면 정말 인사이트 있는 글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오프라인에서의 후보자와 접점을 더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이건 셀 리드님과 1on1을 진행하다가 나온 이야기인데, 이젠 우리가 주도해서 후보자들과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의 장을 만들어보면 어떨지에 대한 것이었다. 밋업, 세미나 등 어떤 형태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인재 풀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서 이런 프로젝트를 해 본다면 재밌을 것 같다.
일단 여러 가지를 뱉어놨는데, 또다시 이 글을 신기해할 2024년 말의 나를 상상하며,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된 모두가 2023년을 잘 갈무리하고 2024년으로 나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