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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의 기원은 독일

by 조희진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의 기원은 독일에서 시작되었다. 약 500년 전 침엽수 트리를 장식한 것에서 시작하여 19세기 영국의 여왕에게 소개하며 유럽전역으로 퍼졌다. 또한, 미국으로 넘어가 펜실베이니아에 터를 잡은 독일 이민자들이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시작하였고 서서히 동부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나무 장식을 시작한 나라인만큼 크리스마스에 진심이고 동네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시작으로 한 계절 내내 온통 성탄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12월 25일이 예수님이 태어난 날이라지만 독일인들의 마음속에서는 한 달 전에 시작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크리스마스 전의 4번의 일요일을 기린다. '어드벤트 Advent'라 불리는 이 날들은 종교가 없는 나에게는 낯선 단어로 찾아보니 기독교에서는 '대림절'이라고 한단다. 부활이나 재림 등의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무교인 나의 시선으로는 크리스마스를 성심껏 기다리는 4번의 일요일이다.


올해는 11월 30일 일요일이 '첫 번째 어드벤트'였다. 즉, 첫 번째 일요일. 첫 번째 어드벤트부터 소소한 행사가 진행되는 가족도 있으니 엄마아빠들은 이미 11월에 준비가 끝났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드벤트 달력 Adventkalender, 어드벤트크란츠 Adventkranz와 같은 것들로 가볍게는 슈퍼마켓에서 구입할 수도 있고 부지런한 분들은 직접 만들기도 하는 것들.


어드벤트 달력 Adventkalender _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약 한 달 치 달력콘셉트로 매일 하나씩 작은 선물이 들어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초콜릿 어드벤트 달력으로 독일의 모든 초콜릿 회사들은 예쁜 디자인으로 테이블 위에 세워놓기 보기 좋게 내놓는다. 요즘에는 화장품 어드벤트 달력, 감자칩 어드벤트 달력, 조미료 어드벤트 달력 등 온갖 것이 들어있는 제품이 나오더라. 그러나 주변의 아이가 있는 지인들은 대부분 직접 만든다. 너무 많은 초콜릿을 주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25개의 작은 주머니를 손수 달고 그 안에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작은 선물을 골라 담는 것도 매일 아이의 반응을 보는 것도 깜깜하고 추운 겨울의 소소한 재미이니까.


어드벤트크란츠 Adventkranz _ 크리스마스 대표 장식 중에 하나로 침엽수 나뭇가지를 꺾어 동그랗게 만든 화환이다. 그 위에 4개의 두꺼운 초를 세운다. 4개의 초는 4번의 일요일을 나타내며 매주 일요일마다 한 개씩 초를 켜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즉, 한꺼번에 다 키면 안 되고 성탄절에 보이는 초의 모양은 4개가 차례대로 줄어든 모양일 것이다. 약 200년 전 북독일 함부르크의 고아원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시작은 총 24개의 초를 장식해 하루에 한 개씩 불을 붙였다는데 오늘날에는 4개로 간소화되었다.


IMG_6160.jpg Image from @wlkmndys 모던한 디자인으로 만든 어드벤트크란츠(왼쪽), 어드벤트달력(오른쪽)


나는 바쁘지도 않은데 어느새 보니 첫 번째 어드벤트가 지나가있었다. 원래 트리를 장식하지 않지만 가벼운 어드벤트크란츠 장식은 종종 하기도 했었는데... 오늘이라도 나가 초를 사 오면 이번 주 일요일엔 바로 두 개에 불을 붙여야 하겠지. SNS에는 요즘 한창 크리스마스 마켓 사진이 올라오던데 독일에 살다 보니 환상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다. 오히려 지난주 병원약속에 늦어서 급하게 가는 데 가는 길목 곳곳 온통 크리스마스 마켓이라 글루바인 향을 맡으며 붐비는 사람들을 뚫고 겨우 통과했다.


마냥 로맨틱할 수만은 없는 제일 큰 명절인 만큼 가족들 선물 사랴, 이웃들에게 받기만 할 수 없으니 작은 초콜릿 준비하랴 할 게 많은데 그만큼 추위와 어둠의 계절을 나누며 이겨나가자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이마저도 없으면 긴 겨울 더더욱 길게 느껴졌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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