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여행으로 가득한 달이었다. 1일부터 25일까지 댄스 일정 없이 여행만 했다. 이탈리아의 나폴리를 시작으로 로마, 피렌체, 피사, 친퀘테레, 베니스,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블레드 호수,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플리트비체, 라스토케, 스플리트, 흐바르, 두브로브니크,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까지, 너무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다시 한번 내가 얼마나 여행을 좋아하는지,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지 깨닫게 되었다. 춤을 사랑하는 만큼, 여행하는 것도 참으로 소중하다.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넘어가는 기차 안, 에어컨도 없는 낡은 기차였지만 창문가에 서서 바람을 맞으며 노을을 바라보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낭만이란 게 이런 걸까?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호수에 도착했을 때 감동도 잊을 수 없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풍경, 이렇게 여행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에 들어가는 순간 사랑에 빠진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건축할 수 있는지, 이런 생각을 해내고, 또 구현해 냈을까, 투어가 끝나고도 혼자 1시간을 멍하니 바라보다 나왔다. 모두 나를 채우는 소중한 경험들이다.
갈까 말까 고민했던 프랑스 대회, 한국에서 친한 언니들이 온다고 해서 가기로 결정했다. 함께 여행도 하고, 춤추고 놀 겸 가지 뭐! 작년부터 느꼈던 프랑스의 벽... 그래도 항상 느끼고 배우는 게 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몽펠리에로 향했다.
5월 파리에 방문했을 때, 한 프랑스 댄서가 함께 대회에 나가자고 제안을 했었다. 그렇게 어쩌다 프랑스에서의 첫 스팟라이트 댄스를 추게 되었다. 워낙 잘 추는 댄서들이 많아서, 별 기대 없이 재미있게 추자 했는데, 2등이라니! 이제 프랑스에서 조금씩 인정받아 가는 것 같아 기뻤다. 그래, 의심하지 말고 나의 길을 가자. 어려운 길이여도 한고비 한고비 넘어가는 게 재미있다. 잘할 수 있다. 꾸준히 흔들리지 말고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