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DNA에는 떡볶이 국물이 흐르지
지난 화의 정답이자, 희희와 졔졔가 집에서 가장 자주 먹는 한국 음식은 바로.. 떡볶이다!
찌개도 생선구이도, 다른 어떤 밑반찬도 아닌 떡볶이!
한국에는 동네 떡볶이 맛집, 죠스 떡볶이, 신전 떡볶이, 엽떡,.. 셀 수 없이 많은 떡볶이들이 지척에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희희와 졔졔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꼭 떡볶이를 사 먹던 사람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은 어디인가. 한국 음식이 저렴하지도 않은데 맛은 그저 그렇고 그나마 먹을만한 한국 식당은 차 타고 한참을 가야 해서 고민하다 보면 입맛이 이미 사라지는 기적의 땅! 미국에 살고 있지 않은가! (엘에이는 예외로 두자.)
물론 다른 맛있는 음식들을 찾자면 찾을 수 있지만, 한식을 맛있게 먹고 싶다면! 그것도 맛있고 저렴한데 집 근처에 있는 한국음식점을 찾는다면!!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게다가 떡볶이는 주식이 아니라 그런지 메뉴에 떡볶이가 있는 식당은 더 드물다.
떡볶이.. 희희와 졔졔에게는 수혈하듯 먹어줘야 하는 음식이었건만, 이렇게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음식이 되어버릴 줄이야.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더 이상 슬리퍼 신고 나가서 사 먹던 집 근처 떡볶이 맛집은 없지만, 우리에겐 집밥력이 생겼으니까!
집 앞에 떡볶이 맛집이 없다면 우리가 만들면 된다. 심지어 직접 만들면 더 많이 먹을 수도 있는 걸? 먹는 사람은 두 명뿐인데도 언제나 큰 팬 한가득 양 조절할 생각 없이 떡볶이를 만드는 우리. 그리고 절대 남기지 않지!
떡볶이는 만들기 쉬워 보이면서도, 사람마다 선호하는 맵기나 단 맛의 정도가 달라서 생각보다 까다로운 친구다. 그래서인지 희희와 졔졔도 각자 집만의 레시피와 특별한 재료가 있다. 무조건 넓고 큰 팬에 무지막지한 양의 떡볶이를 만든다는 점은 똑같지만.
같은 음식인데도 다르게 조리해서 먹는 희희졔졔의 떡볶이. 같이 살펴보자.
졔졔네 떡볶이
<떡볶이가 없는 주말은 상상할 수 없어>
졔졔네는 주말마다 떡볶이를 먹는다. 집에서는 건강식을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오늘 불금이니까 한번 먹어야지?" "우리 지난주에 먹었으니까 오늘쯤엔 먹어야 하지 않나?"라며 굳이 없는 이유를 붙여가며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떡볶이를 먹는 졔졔.
그냥 먹어도 될 텐데 이유가 있어야만 할 것 같다. 심지어는 맥주를 사 왔으니 먹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시답잖은 이유를 어떻게든 찾아내 매주 먹고야마는 것. 도저히 이유를 만들 수 없을 때는 오늘은 마땅히 먹어야 한다며 선언을 하는 지경까지..
그렇게 필사적으로 매주 먹어야 후련한 졔졔네 떡볶이에 꼭 들어가는 재료가 있다. 바로 양배추. 양배추를 넣으면 맛있기도 하지만, 사실 떡볶이의 매운맛을 중화시키려고 넣는다. 졔졔네 집은 떡볶이에 양배추가 없으면 안 먹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
파는 국물을 낼 때부터 넣어서 완성된 떡볶이에는 파가 보이지 않는 것이 포인트이다. 어묵은 반드시 납작한 부산어묵을, 크기와 모양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잘라 넣어 새로움을 준다.
<졔졔네 레시피>
1. 넓고 깊은 팬에 멸치다시마와 대파를 넣고 물을 끓인다.
2. 물이 끓으면 멸치다시는 빼고, 양념장을 넣고 더 끓인다.
3. 떡과 어묵 양배추를 넣고 졸인다. 삶은 달걀은 마지막에 넣고 통깨를 뿌린다.
희희네 떡볶이
<감칠맛은 포기할 수 없어>
집밥 메뉴 중에 떡볶이만은 언제나 희희 담당이다. 그래서인지 희희의 파트너는 요리하기 귀찮을때 떡볶이 카드를 던진다. 그것도 희희를 위한 선택인 것마냥 "떡볶이 먹고 싶지 않아?" "오늘 떡볶이 먹고싶은 얼굴인데?" 라며!
그 밑도끝도 없는 질문의 의도를 뻔히 알면서도 한 번도 빠짐없이 예스를 하게 되는 마성의 메뉴가 떡볶이이다.
희희네 떡볶이에는 두가지 중요 포인트가 있다. 물론 떡볶이의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감칠맛과 매운맛의 균형은 그 어떤것보다도 중요하다. 육수를 따로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감칠맛은 포기할 수 없을때, 한국에서 공수해 온 새우가루는 떡볶이 국물의 필수 요소! 매운 맛은 안 매운 고추장 반, 아주 매운 고추장 반을 섞어서 만든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희희와 맵찔이 파트너의 취향을 반반 존중한 매운맛이다. 그리고 사실 근거는 없지만 섞어서 쓰면 왠지 더 괜찮은 매운맛이 나는 것 같다.
마지막엔 파를 넣는데, 먹음직스러운 색깔뿐만 아니라 살짝 익힌 파가 떡볶이에 감칠맛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한국 음식에서 감칠맛은 생명!!
어묵은 순생선살 종합 어묵을 아주 조금 넣고, 삶은 달걀은 네 개를 넣는다. 2인분인데 달걀은 네 개 넣는다고 졔졔가 많이 웃었다.
<희희의 레시피>
1. 미리 섞어둔 양념장을 넣고 물을 끓인다.
2. 양념 섞인 물이 끓으면 떡과 어묵을 넣고 계속 끓인다.
3. 국물이 줄어들면 썰어둔 파와 삶을 달걀을 넣는다.
오늘은 특별히 우리의 떡볶이 실사를 공개한다.
닮은 듯 다르게 완성된 희희졔졔의 떡볶이! 어떤 떡볶이가 누구네 떡볶이인지 맞춰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