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구역 안에 있는 해장국집이다.
점심 직전, 국물 끓는 소리가 골목을 먼저 채웠다.
보글보글 올라오는 소리가 문틈을 넘어 나오고,
해장국 냄새가 길 위까지 번진다.
사람들은 말없이 줄을 선다.
이 골목에서 점심은 늘 그렇게 시작된다.
사장님은 늘 같은 속도다.
국자를 들었다 내려놓는 손,
고기를 건져 올리는 팔꿈치의 각도,
국물 위를 한 번 훑는 시선까지도
어제와 다르지 않다.
이 집 단골들은 그걸 맛보다 먼저 알아본다.
“여긴 그대로야.”
그 말이면 충분하다.
가게 안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사진 하나가 걸려 있다.
커다란 물고기를 두 손으로 안고 웃고 있는 사장님.
그 웃음이 꽤 크다.
조금 과하다 싶을 만큼 환하다.
사진 옆에는 액자가 하나 더 있다.
그날 그 물고기를 끌어올렸던 바늘.
녹이 조금 슬었지만
괜히 닦아내지 않은 채 그대로 걸려 있다.
잠깐 가게가 조용해진 시간.
사장님은 오래된 단골과 카운터 앞에 선다.
말보다 손이 먼저 움직인다.
양손을 벌려 크기를 재고
공중에서 다시 한번 물고기를 끌어올린다.
“어제는 이만했어.”
그 한마디에
어제의 바다가 같이 따라 나온다.
이제 내년이면 일흔이라고 했다.
그래도 사장님은 여전히 바다에 나간다.
해장국집 문을 닫고 나면
하루가 완전히 끝나는 건 아닌 모양이다.
국자를 내려놓은 손이
다음에는 낚싯대를 잡는다.
낚싯대를 쥐는 순간
사장님의 어깨가 조금 가벼워 보인다.
시간이 잠깐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낚시를 하는 동안
사장님은 나이를 잠시 내려놓는다.
그래서인지
가게에 걸린 사진 속 웃음이
지금 얼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늘 사장님의 손엔
국자와 낚싯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