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여야 하는 팔꿈치

자유형 팔꺾기

by 장진진

드디어 자유형 팔꺾기를 배웠다.

난관이었던 접영때와는 다르게 처음 배우는 것 치고는 팔 꺾는 자세가 제법 잘 나와서 칭찬도 받았다.

얼마 만에 받아보는 칭찬이냐... 난 칭찬을 먹고사는 사람인데!


자유형 팔꺾기는 팔꿈치를 굽혀 리커버리를 짧게 하고 롤링과 광배근 회전으로 추진력과 균형을 높이는 기술이다. 팔을 쭉 펴고 돌리다 보면 근육 피로도가 높아져 금방 힘들어지고, 호흡이 불안정 해질 수 있기 때문에 힘을 아끼면서 리듬감과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본적으로 팔을 쭉 펴는 자유형으로 배운 뒤 조금 더 효율적인 동작을 위해 팔을 꺾는 자세를 배운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았더라도 자유형 25m만 가능해지면 혼자 자세 연습을 해보며 팔꺾기를 시도해 보는 사람들도 많다. 빨리 더 잘하고 싶기도 하고 자세도 더 있어 보이니까-.


하지만 나는 상급반에 와서도 배우지 않은 팔꺾기는 하지 않겠다는 대쪽 같은 신념아래 기본 동작으로만 자유형을 해왔다. 괜히 마음만 앞서 독학하기 시작하면 백지 같은 나의 수영 기술에 잘못된 습관이 깃든 자세가 입력이 되기 딱 좋기 때문이다. 나쁜 '쪼'가 생기면 그걸 교정하기가 힘들다.


이런 나쁜 쪼는 꼭 수영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만의 습관이나 방식에 심취해 온 모든 시간들이 실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때를 삶에서 종종 경험했다.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는데 바로 잡아야만 하는 것들을 마주했을 때 그 착잡함이란.


해가 갈수록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내가? 나도 경험치가 있고 느낌을 아는데 내가 틀렸다고?'

잘못됨을 인정하기 싫은 뒤틀린 속마음을 내색하지 않는 법만 터득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처음으로 시작하는 수영은 다시 지우는 번거로운 일 없이 백지 위에 하나하나 잘 그려 넣고 싶었다. 배우지 않은 기술이나 턴 등은 영상으로 학습은 해볼지언정 동작으로 예습하지 않는다. 몸으로, 내 식대로 익히지 않는 거다. 머리로 이게 맞다! 했던 운동 동작은 대체로 내 몸이 견디기가 쉬웠다.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선까지 동작을 취해보고 내 맘대로 합의를 봤다. 하지만 보통 처음 배우는 동작인데 내 몸이 견디기가 쉬울리는 없다. 잘못된 자세였을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수영 기술 예습을 할 시간에 차라리 복습을 배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본 동작들은 끊임없이 연습해도 할 것이 많다.


선생님은 곧잘 팔꺾기 자세가 나온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팔을 쭉 펴서 돌리는 자세만 8개월을 하다 보니 이제는 꺾으라는 팔이 안 꺾였다. 꺾여야 하는 팔꿈치가 어찌나 어색한지. 이럴 때는 내가 수영에 천재성이 있어서 본능적으로 팔도 꺾고 물도 잘 감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약간은 날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늘 기저에 깔려있다. 하지만 어쩌겠나. 아주 보통의 노력형 수강생인 나는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것이 기본값이니까 연습할 수밖에 없다. 내일 자유 수영 때는 팔만 꺾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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