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호 Aug 09. 2024

입맛 없는 여름날엔 지중해샐러드

딸아이가 급작스럽게 중국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아이가 없는 4박 5일 동안 무엇을 하며 지낼까 설레며 큰 아이가 있는 곳으로 여행이나 갈까 생각을 했다. 하지만 큰아이가 다음 주 산업기사 시험이 있다고 시험 끝나고 오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한다. 미리 말하지 않은 내 책임이 크지만 갑자기 여행계획이 취소되니 아쉬웠다.


혼자 집에 덩그러니 누워있자니 딸아이가 신청했던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지중해 샐러드 만들기!! 재료를 받아 집에서 만들어 인증하는 프로그램인데 아이가 없으니 할 수 없이 내가 재료를 받으러 가야 했다. 봉투 속에는 방울토마토 1팩, 오이 2개, 참외 2개, 꿀 스틱 2개, 그리고 레몬즙이 담긴 조그만 약병이 한 개 들어있었다. 담당 선생님은 문자로 보낸 유튜브 영상을 보고 따라 만들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문자로 만드는 과정이나 완성된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달라고 하시고 만족도 설문도 꼭 참여해 달라고 당부하셨다.

 

샐러드 만드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우선 방울토마토는 씻고 오이와 참외는 감자칼로 껍질을 벗겨 놓는다. 그다음 방울토마토는 반을 자르고 오이도 한입 크기로 자른다. 참외는 반으로 가른 다음 그것을 다시 4 등분해서 오이 크기로 작게 썰어놓는다. 참, 참외씨는 파내어 따로 모아 체에 받쳐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즙을 모아놔야 한다. 샐러드 소스에 넣기 위해서 말이다.


이제 드레싱 소스만 만들면 끝이다. 작은 유리그릇에 우선 걸러놓은 참외즙을 담고 꿀 스틱 1개를 짜 넣고 올리브 오일 2스푼, 레몬즙 1스푼, 소금 한 꼬집, 후추 한 5바퀴 갈갈 해서 넣으면 완성이다. 만약에 새콤한 맛을 추가하고 싶으면 레몬즙을 1스푼 더 넣으면 된다. 이렇게 완성된 소스는 2~3번 정도 먹을 정도 양이 되었다. 


아침에는 이 지중해샐러드에 삶은 계란을 2개 곁들여 먹었고, 저녁에는 고등어 한 토막을 구워서 함께 먹었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입맛이 영 없었는데 새콤달콤한 샐러드가 입맛을 찾아주었다. 참외가 달아서 샐러드 소스를 많이 넣지 않아도 된다. 시판용 샐러드 소스에도 유화제라고 하는 안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하니 샐러도 소스도 직접 집에 만들어 먹으면 좋다.


매일 쫑알대는 딸아이가 없으니 집이 허전하다. 아이의 애완물고기들에게 밥을 주며 괜히 물고기들에게 말을 걸어본다. "너희들 엄마는 중국에서 신나게 다니고 있겠지? 이제부터 내가 너희들 엄마다. 말 잘 들어라." 물고기들은 대답은 안 하고 밥을 주니 신나서 꼬리를 흔든다. 아이는 중국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겠지만(톡으로 보내온 사진을 보니 만찬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음식들이 보기만 해도 기름져 보였다) 여행동안 느끼했던 입맛을 잡아주기에도 좋을 것 같다. 아이 오기 전 장을 봐서 샐러드 가득 썰어놓고 기다려야겠다. 





                    




이전 10화 감자를 넣고 푹 끓인 닭곰탕  한 그릇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