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겨울이라는 계절의 한가운데를 지날 때 브런치를 시작했다. 언제 첫 글을 썼는지 찾아보았다. 2022년 1월에 쓴 글이다. 청초호에서 하는 걷기 명상
2021년 브런치라는 것을 알게 되어 도전하였고 역시나 낙방했다. 처음엔 무슨 시험 떨어진 것 마냥 좌절했었다. 하지만 어느 블로그 이웃님의 브런치 12번 도전기를 읽고 재도전하여 브런치에 입성할 수 있었다. 그전에는 글을 써 본 적이 없었기에 1주일에 글 하나 발행하기도 힘들었다. 처음에는 단지 다른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 읽는 재미가 더 컸다. 지금도 글 쓰는 시간보다 브런치 읽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블로그 때문이었다. 보통 블로그에 무언가 포스팅을 하려면 2-3시간이 걸렸다. 다른 이의 블로그에 들어가 어떻게 포스팅했는지 보고, 사진도 편집하고, 글도 쓰고 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들었다. 블로그도 년수가 거듭되다 보니 슬슬 블태기도 오고 블로그 글 쓰는 시간에 나의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한동안은 온라인 글쓰기 모임에도 참여하면서 매주 글 1개씩을 발행했던 적도 있다. 그때가 가장 열심히 글을 썼던 것 같다. 매일 아침 7시 부스스한 모습으로 줌에서 모여 각자의 글을 썼다. 당시에는 나는 음식에 관한 글을 주로 썼다. 평범한 직장인에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내가 가장 잘하고 잘 쓸 수 있는 글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음식솜씨가 좋다거나 전혀 그렇지 않다. 주부 경력 20년 넘는 역사에 가족들 삼시세끼 차려준 밥만 꼽아도 그 세월이 무수하기에, 음식 이야기에 나의 인생을 담아 글을 썼다. 그렇게 브런치북 2개가 완성되었다. 나름 애정을 갖고 있는 글도 있고 나중에 잘 다듬고 싶은 글들도 있다. [브런치북] 오늘을 다독이는 집밥테라피, [브런치북] 오늘을 다독이는 집밥 테라피 2편
그리고 브런치 작가라면 다들 조회수 상승 경험을 해보셨을 것 같다. 가장 조회수가 높았던 글은 바로 루이뷔통 A급 가방을 들고 이다. 이 글을 읽고 지인이 혹시 글 쓰냐고 물어온 적이 있었다. I성향이 짙은 나는 아니라고 딱 잡아 때며 선의의(?) 거짓말을 했었다. 맞다고 하면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지금도 누군가 내 브런치를 본다면 부끄럽기에 가족과 정말 친한 지인들 외에는 오픈하고 있지는 않다.
요즘은 자녀들을 떠나보내고 빈둥지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애써 담담한 척 살고 있는 50대의 일상이야기를 [연재 브런치북] 드라마틱한 인생을 꿈꾸며 에 연재 중이다. 매주 토요일 발행인데 종종 놓치기도 했다. 그렇게 브런치에 지금까지 쓴 글은 118편. 이 글이 119번째 발행글이 될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올리지는 못해도 글을 쓸 수 있는 브런치라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일상을 이어가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돌아와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쓰고, 다시 일상을 이어가고 그러다 다시 돌아오고. 브런치는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친구 같은, 엄마품 같은 공간이었다. 언제까지 브런치 글을 쓸 수 있을까 생각도 해본다. 나중 2031년에도 글을 쓰고 있을까, 궁금해서 이 글을 남겨본다. 브런치와의 사랑과 우정이 변치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