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배추를 든 어느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당신을 봅니다
그러나
당신을 보고 있지 않습니다
마주할 수 없는 당신을 봅니다
그러나
당신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작은 화면을 통해 보이는
당신이 아닌 당신의 모습에
어째서인지
사무치는 그리움에
눈물이 저를 반깁니다
저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요
커진 눈동자에
더욱 거대해진 눈물
눈물방울들이 모여
뺨을 타고 흐르려는 것을
억지로 막아냅니다
저는 현실로부터 도망쳐
꿈속을 향해
그리고 당신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려 합니다
안녕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