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따뜻한 품으로 팔을 안쪽으로 감싸 안으며 그리움을 표현하는 것이 한국 무용입니다. 하늘을 향해 가슴을 활짝 열고 뛰어올라 닿고자 하는 것이 발레의 감성입니다. 문훈숙 단장의 해설로 경이롭게만 여겼던 한국 무용과 발레의 큰 줄기를 양손에 들고 눈과 귀와 마음을 열었습니다.
애타는 그리움, 헤어짐을 애달파한 절절한 손끝과 발끝이 정에 사무친 한국의 정서를 가슴에 묻게 합니다. 슬픔과 기쁨이 한데 어우러지는 신기한 무대입니다.
저 높고 넓은 무대 공간을 모두 다 소진하고 마는 뜨거운 열기를 머리에 가슴에 담고 담고 또 담으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 경이로움을 경험하는 세포 하나하나에까지 모두 닿았다가 사라지고 말았을 겁니다. 떠남은 애타게 바라봐주는 마음을 헤아립니다.
공연 후 인사를 합니다. 발레리나 손유희의 고별 무대라 합니다. 마지막 무대를 마치고 인사하는 저 가운데, 그녀가 수많은 생각을 하며 마지막 인사를 하는가 봅니다.
그녀의 이전 무대가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은 박수로 환호하고 그녀는 눈물을 흘립니다. 공연에도 넋을 잃었지만 그녀를 떠나보내는 단원들과 단장, 안무가까지 뜨거운 포옹을 하는 것을 보며 저의 눈 또한 뜨거워졌습니다. 이 헤어짐은 끝이 아니겠지요. 이 무대는 다른 시작의 열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