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공립학교 교사들의 마음에 자리하는 상처와 무기력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아이들에게 받은 상처들, 마음을 닫고 사는 교사들,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는 교사들, 사교육에 둘러싸인 아이들과 막무가내 학부모님들이 교사들의 공포 대상이라 합니다.
책 말미에 행복한 교사 십계명이 마음에 상처가 있는 학교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지만 저는 이 십계명을 읽으며, 현재 자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만큼 '소진'되어 '내가 좀 더 잘하면 되겠지'하며 달려가고만 있는 교사들이 이 십계명에 얼마나 공감하며 같이 할 수 있을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
교사 십계명
1.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
2. 아이들을 믿고 이해하며 사랑하자.
3. 나를 믿고 사랑하는 교사가 되자.
4. 마음을 내려놓고 여유 있는 교사가 되자.
5. 나는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자.
6. 긍정적인 마음을 갖자.
7. 건강을 잘 챙기자.
8. 자주 웃자.
9. 수업을 연구하자.
10. 동료와 함께 나누자.
교사상처 by 김현수
*****
아이도 학부모도, 존경받으며 같이 가야 할 교사들도 심리적 정서적 상처와 스트레스로 곪아 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은 저만의 괜한 걱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자가 언급한 것들 중 안타까운 것은 교사들은 서로 모임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거예요. 진심으로 대화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서로 경계하고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고 있어요. 대립은 갈등을 부르고 갈등은 시간을 낭비하게 하지요.
힘들지 않나요?
저자 김현수는 타인으로부터의 위로와 격려가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동료들과 또는 자기 스스로 위로하며 치유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는 거예요. 외롭고 슬픈 사회에서 스스로 극복할 길을 알아서 찾으라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혼자 짊어지고 생각하고 풀어나가는 게 너무 버겁지 않을까요?
책을 읽고도 마음이 막힌 듯 먹먹하고 답답합니다. 서로 만나 같이 눈 맞추며 나누고 공감하며 치유의 길로 가는 건 정말 힘든 일일까요?
아프지 않게 갈 수 있는 길, 더 적극적인 행복의 길이 있는지, 몰상식한 곪은 부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