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김현경 & 송재은 저, 2022, 웜그레이앤블루
호랑나비 백 마리 등짝에 똭! 타투하셔야
'이거 개미 문신이에요?'
내 몸 어느 부위에 산만하게 흩어져있는 주근깨를 하나하나 만지며 아이가 말했다. 아이의 시선을 타고 내려온 그 천진한 '개미'라는 말에 슬쩍 웃었다. 그래, 개미라도 괜찮겠어. 타투를 해도 좋겠어. 그렇게 우연으로 왔다.
이 책에서 타투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성들의 타투 이유와 무늬와 사회적 차별과 배척의 현상들을 보면서 다시 호모(Homo)라는 '사람속, ' 인간의 분류 꼭대기를 본다.
호모사피엔스(Homosapiens)라는 현재의 인류는 호모(Homo), 라틴어 homos의 '같은(same)'이라는 의미를 지향한다. 고질병처럼. 헤테로사피엔스(Heterosapiens)에는 고개 돌리고 눈 감는다.
인간들은 누구를 경멸할지 알아내기 위해 사소한 차이점들을 냄새 맡는 데 천재적이다. - 스티븐 핑커
Humans are ingenious at sniffing out minor differences to figure out whom they should despise. - Steven Pinker
놀이터에서 목격할 수 있는 어떤 달콤한 장면이든간에, 그 밑에는 변화하는 서열과 동맹의 폭정이 깔려 있다. 여왕벌, 괴롭히는 아이들, 그리고 따르는 아이들이 있었다. - 미쉘 오바마
Whatever sweet scenes you might witness on a playground, beneath them, lay a tyranny of shifting hierarchies and alliances. There were queen bees, bullies, and followers. - Michelle Obama
약하고 불안한 리더가 차이를 캐내게 하여 차별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불완전한 지금 내가 바라볼 수 있는 건,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믿는 어느 Homo, 즉, 같음을 추구하는 사람속의 후손 중 현존하는 인간 중에서도 아주 극소수의 마음만이 '다름을 인정할 날이 올 수도 있어.'라고 혼자 조용히 생각만 하다가 죽어가는 중일수도 있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래도 다행이라며 가느다란 한숨을 쉬며 숨어 살고 있을지도 모를 헤테로사피엔스를 어디에선가 만날 수도 있다는 희망일 것이다.
슬프고 짠한 타투이야기는 이겨내려는 투쟁이었음을 안다. 용기임을 안다. 불안과 슬픔과 좌절과 분노를 타투에 묻기보다 지금 단 하나의 명함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빛으로의 타투를 지향한다.
나의 타투는 슬프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