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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ul 04. 2024

8년 전 근육

2차 처방

하루 여섯 알씩 따박따박 잘 먹고 있다. 반숙 달걀 아침 세 개, 저녁 세 개. 러다 알 낳을 듯. 단백질을 위해 고투 중이다.


보리밥 하루 한 공기, 탄수화물 처방이다. 입에서 오글거리 굴러다니는 식감을 좋아하니 즐겨보기로 한다. 몬이랑 먹을 거다.


지금은 팀장이 된 8년 전 트레이너를 다시 만났다.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기쁘다.


체력 테스트 하는 날은 짜릿하다. 나의 한계를 수치로 환산해 상중하 어디지 콕콕 찍어준다.


찢어질듯한 근육 통증에 어쩔 수 없는 벌벌 떨림을 흥분으로 돌리고 나면 몽롱한 천국이 온다. 그러면서 운동 중독이 되곤 한다는데 나는 천국형 인간이 아닌지 바로 현실로 돌아온다.


체력테스트는 체감하는 약한 부위를 문진에서 확인하여 그 부분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앉아하는 벤치프레스로 한 상체 테스트는 극상 레벨이다. 상체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데 이상도 하다. 한라산에 올라갈 때 기본 배낭 무게가 7킬로쯤인데 아마도 이 때문일 거라 추측한다.


새로 효과가 밝혀졌다는 스쿼트 자세를 배웠다. 바른 자세는 어디서 배웠냐 해서 '당신에게서'라고 했더니 입이 귀에 걸리더라. 진짜 그렇다.


허벅지 근육 단단하지 않으면 8시간 산행이 힘겹다. 5월 한라산에서는 백록담을 백여 미터 남기고 허벅지 경 다. 그러면 근육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뒤틀 고통에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다. 떨고 서 있을 뿐.


런지로 한 무릎 테스트도 합격, 균형 테스트도 좋은 레벨을 받았다. 코어도 단단하니 이제 본격적으로 강도 조정 논의를 한다. 격일 최고 강도로 가기로 했다. 이상하게도 뭐든 가장 난이도 높은 도전을 앞두면 흥분과 설렘으로 잠을 설친다.


큰 산을 대비해 허벅지 근육부터 가락가락 잘 손질해 놓을 테다!




8년 만에 다시 만난 트레이너는 8년 전보다 나의 근육이 더 늘었으며 신체 나이도 더 젊어졌다고 알려주었다. 너무 에스 모양인 허리뼈만 교정하면 좋겠다 한다.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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