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나에게 꼬리가 생겼다
오늘도 나는 숨겨지지 못했다
모두가 숨어버린 세상
코너를 돌면은
흉측한 꼬리가 살랑대는 그림자가 숨어있다
어둠 속 어둠의 빛으로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는 자세로
쓰레기봉투를 풀어볼래
한 아이가 숨어있을 거야
한 손에는 장난감 총을
한 손에는 찢겨진 꼬리를 움켜쥐고
조심해, 그 총엔 총알이 들어있어
아이는 지금 몹시 배가 고프거든
101호로 들어가면은
싱크대 밑에 엄마가 숨어있지
왜 가지 않는 거지?
걱정하지 마, 칼을 갈고 있는 것뿐이야
꼬리를 자르기 위해선 아파도 어쩔 수 없어
눈꺼풀을 닫아 잠근다
모두가 사라진 세상
오늘도 나는 사라지지 못했다
무슨 미련을 끌고 왔는지 꼬리는 길어지고
항상 술래가 되어야만 했던 나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을 세상
그 속에서 오늘도 중얼거린다
못 찾겠다 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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