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발냄새도 귀엽지
몇 주 전부터 봄이 발에서 이제 드디어 냄새가 난다. 너무 귀여운 꼬린내다. 이 발냄새를 기다렸다! 역시 손냄새처럼 자꾸 맡게 되는 것이 매우 중독성이 있다.
발냄새가 나기 일이주 전쯤이었나, 봄이 발이 축축해져 있는 걸 발견했다. 엄마 몰래 달리기했니, 하는 농담을 했다. 보들보들하고 보송보송하던 발이 비에 젖은 신발 밑창처럼 축축해져 있으니 신기했다. 오 너도 사람이구나, 이제 곧 발냄새가 나겠구나, 생각했다.
그때가 시작이었다. 점점 더 발에 땀이 나는 때가 많아졌다. 한참 온몸을 움직이면서 놀고나면 발에서 꼬린내가 난다. 내 손가락 길이만 한 발에 작은 옥수수 알갱이 같은 발가락이 달려 있는데, 고 작은 데서 사람한테 나는 냄새가 나온다. 자꾸 맡아보고 싶어진다.
봄이는 먹고 자는 신생아 시기를 지나서부터는 매일매일 정말 많이 움직였다. 하루종일 팔다리를 버둥거리는 때가 많았다. 사실 처음엔 계속 움직여서 좀 걱정도 됐다. 이렇게 많이 움직여도 괜찮은걸까.. 하고. 특히 다리를 번쩍 들어올렸다 내리는 동작을 정말 오랫동안 수도 없이 해왔다.
그런데 내 걱정이 무색하게 결국 그런 몸부림들이 근육을 강화시키고 아기의 행동 반경을 넓혔다. 요즘 봄이는 한참 나를 애처롭게 쳐다보면서 온몸에 힘을 잔뜩 주고는 다리를 반대쪽으로 움직여 돌아누우려고 노력한다. 아기 발달단계 중 하나인 ‘뒤집기’를 하려는 것이고, 뒤집고 나면 기고, 걷고, 그렇게 움직임을 익혀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이다.
아기의 작은 변화는 사실 두뇌와 전신에 걸쳐 벌어지는 큰 사건들이다. 발냄새마저도 아기의 발달이라는 큰 사건을 담고 있다. 아기는 작지만 정말 큰 존재다. 나는 봄이의 그 큰 사건들을 매일매일의 작은 변화 속에서 놓치지 않고 지켜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오늘도 하루종일 축축했던 발을 깨끗이 닦아줬고, 봄이는 발이 보송보송한 채로 곤히 잠자고 있다. 매일매일, 그런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