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러시아 풍속화의 시작 - 농촌 풍속화

19세기 러시아 명화

by 갤러리 까르찌나
러시아 풍속화의 처음을 연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

19세기와 20세기를 지나 현재까지 러시아 미술에서 풍속화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그 수준 또한 세계 최고다. 러시아 미술을 포함시켜서 세계 미술사를 다시 쓴다면, 러시아 풍속화는 분명하게 새로운 하나의 장르로서 언급되고 중요하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러시아 풍속화의 처음을 연 작가는

최초로 농촌 세계를 형상화한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이며,

그의 대표작으로는 <경작> <여름 수확> 등을 들 수 있다.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

베네치아노프는?
1. 최초로 농촌 세계를 형상화한 화가
2. 농노들도 입학할 수 있는 최초의 민중 미술학교 설립


◆ 베네치아노프는 주로 농민을 그렸다.

농민들은 '가난하고 무지하며 그들의 삶에 미적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던 당시에 농민의 일상과 노동을 면밀히 관찰하여 여러 걸작을 탄생시킨 베네치아노프의 업적은 한 마디로 혁명에 가까운 것이었다.

19세기 전반 미술 아카데미가 주도하던 러시아 미술은 아카데미즘에 철저히 입각해 있었으며, 주로 역사화와 신화화를 최고의 가치로 꼽고 풍경화와 풍속화는 가장 가치 없는 그림으로 간주하던 시기였다.

대부분의 화가들이 아카데미에서 정한 주제와 가치의 틀 안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시기였기에 베네치아노프의 활동을 혁명에 비유하는 것이다. 이런 베네치아노프 같은 개개인의 활동, 틀을 깨는 자유로운 사고, 그리고 과감한 실천이 지금의 러시아 미술사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


베네치아노프가 활동하던 시기, 러시아 미술 아카데미는 농노 출신 학생들이 미술 교육을 받는 것을 못마땅해했다고 한다. 즉, 아무리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신분의 장벽 때문에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이를 부당하게 생각한 베네치아노프는 선친에게 받은 트베리 영지에 건물을 짓고 신분이 낮은 민중들을 위한 미술 학교를 연다. 이 학교를 러시아 최초 민중 미술 학교라 보며, 현재도 트베리에는 '아카데미스카야 다차'라고 하여 러시아 작가들이 언제든지 작품 활동할 수 있는 아틀리에가 있다. 이처럼 베네치아노프가 만든 학교를 졸업한 젊은 화가들은 ‘베네치아노프 화파’를 형성하였고, 러시아 풍속화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 러시아 미술 아카데미

1751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3대 미술(회화, 조각, 건축) 아카데미가 설립된다. 1764년에는 황실 미술 아카데미로 변모하여 미술계를 통제, 교육, 지휘하는 황실 기구가 된다. 18세기와 19세기 초를 거쳐 이 아카데미는 러시아 미술계의 중심으로 거듭나면서 러시아 화가를 양성하고 아카데믹한 고전주의의 여러 작품들을 쏟아낸다. 그러나 19세기 중엽에는 이동파 화가들과 대립하면서 브률로프를 끝으로 직업 미술학교의 성격만을 띠며 그 명맥을 유지한다.


◆대표작품

14번방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1780-1847) 경작(1820년대)51,2 х 65,5.jpg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1780~1847), <경작-봄>, 1820년대, 51.2 х 65cm, 캔버스에 유채, 트레챠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경작-봄>을 보면 전통 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여인이 소풍이라도 가듯 사뿐히 밭을 갈러 간다.

엄마가 일하는 동안 아이는 잔디밭에 앉아 즐겁게 놀고 있다.

아이와 엄마가 머무는 저 공간에는 따스한 햇살이 온 세상을 수놓고 있다.

꽁꽁 얼었던 겨울 땅은 봄이 주는 따스한 온기에 녹아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있고,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할 아기는 엄마의 따스한 눈길 안에 머물러 있다.


농민들의 삶이 아무리 빈궁하더라도 행복해지는 것에는

물질적 풍요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림이다.

평온한 자연과 삶을 이끌어 줄 노동과 사랑하는 어린 생명, 이 모든 요소를 작가는 그림 속에 그려 넣어

진정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는 필수 충분 조건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농민 노동의 성스러움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혜택 받지 못하던 러시아 민중들의 삶이 어떻게 축복받아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풍속화다.


14번방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1780-1847) 여름수확( 1820)60 х 48,3 트레챠코프 미술관 모스크.jpg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1780~1847), <수확-여름>,1820년, 60 х 48.3cm, 트레챠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수확-여름>에서는 드디어 숭고한 노동이 결실을 맺었다.

노랗게 익은 들판을 바라보며 어머니는 사랑하는 아이에게 수유를 한다.

대지의 여신이 생명을 가진 모든 만물에게 영양을 공급하듯 어머니의 모습은 성스럽기까지 하다.

또 농민들의 삶에도 귀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 준다.


14번방 소녀와 송아지1829년,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1780-1847), 캔버스에 유채,65,5 х 53, 트레챠코프 미술관, 모스크바.jpg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1780~1847), <소녀와 송아지>, 1829년, 65.5 х 53cm, 캔버스에 유채, 트레챠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14번방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1780-1847) 아기 젖을 먹이는 여인 66,7 х 53.jpg 알렉세이 베네치아노프(1780~1847), <아기 젖을 먹이는 여인>, 1830년대, 66.7 х 53cm, 캔버스에 유채, 트레챠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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