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이빙 강습 막바지가 되면 속이 울렁거린다. 머리도 어지러운 것 같고, 기운이 빠진다. 처음엔 너무 긴장해서 그런 건가 하며 선생님께 증상을 이야기했다. 물 표면이 일렁일렁해서 그럴 수도 있고, 계속 물속으로 머리를 숙이며 들어가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하셨다.
프리다이빙 수업은 총 3시간으로, 들어가기 전후로 샤워하고 기본 준비운동하는 것을 빼면 수업은 2시간 정도 된다. 세 번째 강습에서도 프렌젤이 잘 되었다가 안되었다가 했다. 아직 익숙하게 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자격증 취득 후 남편과 다이빙장에 가서 연습을 한다.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 부지런히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나는 아직도 완전히 긴장을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에, 남편보다는 체력적으로 급격히 지친다. 한 시간이 넘어가면 속이 메슥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져 물 밖으로 나온다.
물아래로 내려왔다가 올라와서는 회복호흡을 습관처럼 하기 때문에 호흡부족으로 인한 증상은 아니었다.
계속된 덕다이빙 연습으로 인한 멀미인 듯했다. 이렇게 잔잔한 수영장에서도 프리다이빙을 하면 멀미를 하는데, 넘실거리는 바닷가에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휴가 준비물로 멀미약을 꼭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본다.
자의로 물속으로 깊이 들어간다는 것이 아직도 두렵다. 그런데 왜 하느냐고 묻는다면, 사실 잘 모르겠다. 두려움을 잠시 꾹 누르고 한 발 나아가면 그 순간 두려움의 자리에는 성취감이 자라난다. 무언갈 이루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그냥 내가 못했던 건데 피하지 않고 하니까 되긴 된다는 그 느낌이 좋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