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火
나에 대해 또 새로운 것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도 늘어났겠군요.
상대방의 마음이 떠나면, 나 역시 아무런 불평도 미련도 없이 내 마음을 떨어낼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늘, 마음 한 쪽에서 아주 가늘고 작은 새순이 돋아난 것을 깨달았습니다.
모든 게 끓어넘칠 듯 아프더라도,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할 수도 있다는 사실.
사랑에 반드시 두 사람분의 마음이 필요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내가 바보 같다고 욕했던 그 모든 이들이 실은 오늘의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사랑하는 이가 결국 변해갈 것을,
자신을 아프게 할 것을,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나는 결국 같은 길을 선택할 겁니다.
미래를 알고 있다고 해도, 그걸 스스로 선택하는 건 전혀 다른 의미.
‘그들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 문장 하나만을 바라보고 가는 게 아니니까.
운명으로 정해진 짝 같은 건 없습니다.
다만 그 자신이 누군가와 함께할 지를 결심하는 것뿐.
모든 게 준비된 왕자님과 공주님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아요.
누군가를 위해 스스로 그렇게 변하길 꿈꾸고,
실제로 변화할 때에만,
비로소 우리는 그 사람이 진실로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는 법.
그냥 또 혼자만의 착각일 거에요.
다만 나는 그런 착각들로 인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됩니다.
아픔을 연습하는 건 진짜 바보 같은 짓이지만.
그러니까 난 덜 멍청해질래요.
내 끔찍한 상상들이 현실이 된다고 하면, 그 때 아파도 늦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