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름다운 약속

#아름다운 약속

       이현우

아무도 피할 수 없었던 가슴 아픈 현실이었을지도 모른다
총탄이 날아다니던 숨 막히던 전쟁터는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 아 이유였다


큰 상인이셨던 외할아버지 경북 풍기 대저택에 사시던 넉넉한 분이셨다
그래서 6.25 당시 많은 군인들 돌보아 주시고 여관처럼
군인들의 숙소 아닌 숙소가 되어버렸다

대궐 같던 집 무서운 북한군 내려온다는 소식에
헐레벌떡 떠나는 험난한 피난길을 아이들 앞세우고 떠나게 되셨다


가져갈 귀한 물건 모두 다 내려놓고 가져간다는 것이

창고에 쌀은 모두 남겨두고 외할머니 반대와 잔소리를 뒤로 한 채 고작 양복점 사장 미싱 대가리를 무겁게 지게에 들쳐 매고 떠난 힘들고 어려웠던 피난길
치열한 싸움 퍼붓던 포화 잠잠해지고
물어물어 다시 찾은 양복점 사장
감동의 눈물 멈추지 못하고 울먹이며 하는 말을 잇지 못했다

" 어르신 미싱 가져오신다고 귀한 물건
  다 놓고 오시면 어떻게 하십니꺼"

그 후로 오랜 세월 동안 양복점 사장 학교 다니는
어머니의 해마다 옷 손수 지어주었단다

모두 다 버리고 지키지 않는 전쟁터에서 소중하게 지키낸 끈끈한 우정과 아름다운 약속 때문에 말이다

*작가 후기
6.25 전쟁 때 외할아버님께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셨는데 군인들과 어려운 많은 분들을 도와주셨는데
양복점 안 사장님도 어머님 학교 다닐 때 직접 옷을   

만들어서 늘 주셨다고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갈맷길에서 숨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