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lena J Feb 08. 2023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이름은 핼레나 제이

이름은 핼레나제이. 내 반의 아이들은 나를 티쳐 핼레나라고 부른다.

물론 한국시민권을 아직도 가지고 있기에, 그리고 포기할 생각이 없기에 핼레나는 나의 합법적 이름이 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적 관계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로부터 핼레나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고 불려지는 것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내 인생에 대한 즐거움을 날마다 상기시켜 준다.


영화 '미시즈 다웃파이어'의 주인공이었던 로빈 윌리엄스는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했던 지역에서 왕따였다고 들었다. 그 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새로 이주한 지역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으로 인해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자신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이에 더욱 용기를 얻어 새로운 인격체로 성장하여 유명한 희극배우, 그리고 영화배우가 될 수 있었다.


사람에게 있어서 사회가 주는 그 선입견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능력을 발견하지 못하게 하거나 자신 스스로를 비하시키고 위축되어 건강한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는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지난 40여 년 이상의 한국에서의 시간들, 내 한국이름인 본명으로 살았던 그 시간들은 깜깜했던 어둠의 동굴 속에서 살았던 떠올려보고 싶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우리는 부모를 그리고 우리의 가정환경을 선택하여 태어날 수 도 없으며, 그로 인해 주어지는 사회적인 위치 역시 어느 정도 성장한 어른이 되기까지 바꾸어내기 어렵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란 말들이 생겨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자신의 환경을 탓하거나 타인의 환경을 부러워하는 심리가 작용되기 때문이었을것인다.


나의 생각은, 우리 집은 내가 자라온 가정환경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성인이 되기까지 난 우리 집이 가난해서 남들에게 창피하다고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나를 낳아주신 내 부모님은 자신들의 흙수저로서의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들의 사랑스러운 자녀들과 가정에서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실 줄 모르셨고, 6남매 중 큰딸이었던 나를 향한 이유 없는 일방적 질타와 비난속에 나의 정서는 황폐해져 갔었다.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좁은 집에서 함께 사는 가족 안에서 스스로 왕따가 되었고, 그 이후 난 계속 내 가족 안에서 아웃사이더였다. 이러했던 나의 성장과정은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인관관계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가질 수 없었다. 자존감이 바닥이었던 시절 단순히 끔찍이도 지겨웠던 내 원가족을 떠나고자 선택한 결혼은 바로 나를 이혼녀가 되게끔 하였다. 


한국에서의 모든 과거를 뒤로한 채 캐나다에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이민에 도전 그리고 성공하여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살아오고 있다. 


캐나다 이민 5년 차. 이곳에서 나에 대한 내 사회적 신분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사람들과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핼레나제이로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날마다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전 01화 나 스스로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꾸준히 변화를 꿈꾸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