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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친애하는 그대에게

by Helia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나는 그 별들을 세며 그대를 불러봅니다.
한 번, 또 한 번, 끝내 다하지 못할 만큼.

친애하는 그대여,
나는 오랫동안 말하지 못한 편지를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잉크가 번진 종이 위에 남은 이름처럼,
지워지지 않는 그대가 나를 지배합니다.

꽃잎은 떨어져도 향기는 남습니다.
바람은 사라져도 흔적은 남습니다.
그대와 나의 인연도 그러했습니다.
끝내 닿지 못한 채, 그러나 사라지지 않은 채.

나는 그대를 부릅니다.
다시 그대를 부릅니다.
침묵으로, 숨결로, 기도로.

그대가 떠난 자리마다
고요한 그늘이 드리워졌습니다.
그러나 그 그늘은 어둠이 아니라,
나를 끝내 살아가게 하는 또 하나의 빛이었습니다.

친애하는 그대여,
내가 전하지 못한 말들은 오늘도 별빛이 되어 흐릅니다.
끝내 쓰지 못한 시가 나를 괴롭히지만,
그 미완의 고백이야말로
그대를 향한 나의 가장 온전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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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