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따로 또 같이'의 즐거움
‘발리 두 번째 집’을 예약하며 가장 기대했던 것은 바로 키즈카페였다. 많은 부부가 아이를 키즈카페에 맡겨두고 수영, 마사지, 쇼핑과 같은 자유시간을 보낸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양가적인 마음은 무엇일까. 같이 여행 와서 아이는 키즈카페에 넣어(?) 두고 부부끼리 놀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 어쩐지 마음에 걸렸다. 걱정도 됐다. 아이가 힘들어하면 어쩌지? 혼자 둬도 안전할까?
우선은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안을 둘러보니 깔끔한 시설에 있을 건 다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간마다 물고기 먹이 주기, 각종 만들기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젊은 선생님들의 에너지가 참 좋았다.
키즈카페에 간다고 하니 들떴던 아이는 공간을 둘러보며 신나 하면서도, 혼자 놀 수 있겠냐고 물으면 못 하겠다고 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활발하지만 내향적이기도 한 아이는 낯선 곳에 홀로 있는 게 두려웠을 거다. 그래서 처음엔 같이 들어가서 함께 놀다 나왔다.
아이는 그 후로 계속 키즈카페에 또 가고 싶다고 했다. 두 번째 가는 길에는 먼저 나서서 ‘씩씩하게 혼자 놀 수 있어’라며 호언장담해 놓고는, 막상 내가 나오려 하면 울며불며 붙잡고 늘어졌다. 본의 아니게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랄까. 남편은 이런 패턴이 계속 반복되니 “그럴 거면 놀지 마! 키즈카페 오지 마!”하며 버럭했다. 그러면 아이는 통곡을 시작하고… 이렇게까지 해서 떨어지는 게 맞는 건지, 싶었다.
그럼에도 아이의 성화에 열심히 키즈카페를 오가며 잠깐씩 떨어지는 연습을 했고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두 시간을 넘겨 오래 맡겨 보았다. 물론 더 놀고 싶다는 아이의 요청이 있었고, 중간중간 들러서 아이의 상태를 체크했다.
일단 분리가 되자 남편과 나는 부리나케 준비한 후 이 리조트에서 가본 적 없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엄청나게 큰 나무 아래에서 유유히 멱을 감고, 물에 둥둥 떠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메인 풀로 이동해서 선베드에 누워 쉬기도 했다. 출출해서 치즈버거와 맥주를 시켜 먹었는데, 말 그대로 꿀맛이었다. 우리끼리만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챙겨 나간 책도 읽고, 다른 가족들이 물놀이하는 모습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짧은 헤어짐 후 다시 만난 아이는 키즈카페에서 있었던 일을 조잘조잘 들려주었다. 밖으로 나가 보물찾기를 했는데, 1등을 해서 상을 받았다고 한다. 작은 선물과 만들기 시간에 만든 액자를 건네며 이야기하던 아이는 중간중간 선생님이 너무 좋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노느라 낮잠도 거른 아이는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내 등에 업힌 채 잠들었다. 정말 신나게 재미난 시간을 보낸 것 같아서 기뻤다. 각자 즐겁게 알찬 시간을 보내고, 다시 모여 함께 식사하고, 숙소로 돌아와 밝게 뜬 달을 보며 소원을 빌던 순간까지, 걱정이 무색하게 즐거웠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