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_346일전
제목: 전시 임박
2024. 5. 21(화) 오늘을 기준으로 전시가 일주일 남았다.
혼자서 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들이 함께하면서 가능해지고 일상적인 것이 된다.
매일 글을 쓰고, 매년 전시하면서 텍스트로서 글과 이미지로서 그림이
어느새 ‘나’를 설명하는 콘텐츠가 되어 가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무용이 되기 쉽다.
텍스트의 힘이 사라지고 이미지와 영상이 막대한 영향력의 시대가 안타까운 마음이 시작이었다.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막대한 질문에 답을 알지 못하기에
텍스트 즉 글쓰기가 나의 본진이라고 생각했다.
글쓰기와 그리기 그 양극단은 전혀 다른 매체이면서
어떤 면에서는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나를 이끈다.
무엇보다 잘하지 못하면서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은
예술이라는 것은 알지 못하지만, 예술이 주는 영향력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예술은
결핍을 채움으로
상처를 회복으로
연약을 도약으로
부족을 만족으로 바꾼다.
나의 결핍, 상처, 부족, 연약함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람과 삶을 긍정하게 만든다.
삶이라는 수직선 위에 글쓰기와 그리기라는 점이 양극단에 위치하고,
그 중간을 수없이 오고 가는 무수한 점 중 하나인 나는 균형을 찾아야 했다.
시지푸스의 돌처럼 왔다 갔다를 반복할 뿐 전진하고 있지 못한다는 한계에도
멈추지 못함은 그 과정에서 변화하는 ‘나’ 자신을 나는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어떤 에너지는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옮겨 가고 결합하고 변한다는 사실을
전시를 통해 확인한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매일 매 순간, 스스로 판 무덤에 앓은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머릿속 떠오르는 이미지를 현실에 구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시는 내 부족함과 한계를 철저하게 깨닫는 장이 된다.
하루아침에 되는 것 아닌 걸 알면서도 뼈아픈 사실에 아플 때가 많다.
아프니까 성장이 있다. 이건 인정.
문화재단 홈페이지에 포스터 홍보가 떴다. 그리고 리플렛 인쇄 주문이 들어갔다.
전시 임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