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11-무엇을 뒤로 하고 나는 서 있는가?

2021.4.28. 사진일기 11

by 제대로 삶
일기-사진일기-11-2021.4.28.jpg

제목: 무엇을 뒤로 하고 나는 서 있는가?

직선으로 뻗은 길 양쪽에 오래된 메타세콰이어가 서 있는 길을 걸어가면 마음이 정돈되는 느낌을 받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이 다. 재작년에 남편의 고등학교 모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카톨릭 재단 고등학교여서인지 교정이 정갈하고 나무들의 두께만으로도 학교의 오랜 전통이 느껴졌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교문에서부터 학교건물에 이르는 길이 메타세콰이어 나무길로 되어 있었는데 길 중앙에 서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 소나무 숲속이나 은행나무 숲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이유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일직선으로 하늘을 향해 쭉쭉 곧게 뻗어 자라서 그렇다 생각한다. 자라나는 학생들이 본인들의 목표에 쭉쭉 곧게 뻗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일까. 그래서 그런지 학교의 교목이 의외로 메타세콰이어 나무인 경우가 많다.

매주 주말 하루는 집 근처 같은 공원을 산책한다. 공원 조성이 오래되지 않아 장성한 나무들이 많지 않다. 걷다 보니 자세히 보니 아직은 덜 자란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죽 일렬로 서 있었다. 봄철 논에 모내기 심어놓은 것처럼 일렬로 죽 서 있었다. 이 나무를 심은 이는 이 나무가 먼 훗날 장성했을 때 일렬로 죽 서 있어야 진가가 발현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리 심었을 거라 예상했다. 쭉쭉 곧게 자라는 나무라는 것을 알아야 그리 심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나의 관점에만 서서 무엇, 누구에 대해 시간을 가지고 공을 들이고, 심을 때가 많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 도달하고 싶은 목표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망하고 이루고자 노력했나 점검해 본다.

아직은 어린 메타세콰이어 나무 앞에 선다. 그리고 옆으로 몇 발자국 비껴선다. 한 그루 나무로만 보이던 것이 그 뒤 줄지어 서 있는 나무가 보이고 이젠 나무가 아니라 숲으로 보인다. 혼자인 듯, 혼자가 아닌 모습에서 나무가 그리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혼자 서 있는 것보다 함께 서 있는 것이 더 좋아 보이고 의미 있어 보인다. 10년 후 다 자라 곧게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상상한다. 그동안 나는 모든 영역에서 스스로 잘 서는 것이 삶의 목표였다. 하지만 오늘은 함께 서서 함께 더불어 가는 삶이 더 의미 있어 보인다.


사람들은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메타세콰이어 숲을 좋아하는 거라 생각하며 나의 뒤를 되돌아보며 삶에서 제대로 서리라 다짐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진일기10-무지개 뜨는 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