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엄마처럼 살고싶어요.

엄마의 거칠어진 손을 보며

by 헬로벨라


어릴 적 나는 욕심도 많고 고집이 유난히 셌다고 한다.엄마 말로는 그래서 야단도 많이 쳤다고. 근데 참 이상하지. 그때 나를 혼냈던 그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엄마가 들려주는 그 시절의 일화들은 지금도 듣기만 하면 괜히 웃음이 난다.


내가 원하는 걸 손에 쥘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말로 안 되면 울고, 울어도 안 되면 바닥을 굴렀단다. 진짜로. 바닥을 굴렀단다. 엄마는 그 시절을 떠올리며 늘 웃음으로 말하곤 한다.


“넌 진짜 어릴 때 욕심도 많고, 고집도 장난 아니었어.”


그중에서도 엄마가 가장 자주 꺼내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장난감이 너무 갖고 싶었던 나는 마트 한가운데서 바닥에 드러눕고, 울고불고, 구르기까지 하며 난리를 쳤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는… 그 자리에서 날 무시하고 그냥 돌아서버리셨단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보다 못한 고등학생 언니 둘이 다가왔다. 내 손을 조심스럽게 잡고는 울고 있는 나를 데리고 엄마를 함께 찾아다녔다.


물론 엄마는 멀지 않은 곳에서 내가 어쩌나, 어디 가나, 지켜보고 계셨단다. 내가 언니들의 손에 이끌려오는 걸 보고서야 “여기요~ 여기 있어요~” 하고 손을 흔드셨다고 한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금의 나는 안다. 엄마는 눈앞에 없었던 것뿐이지, 단 한 순간도 나를 놓은 적은 없었다는 걸.


그날 바닥에서 울고 있던 나는 몰랐지만, 세상엔 나를 조용히 지켜보는 사랑이 있다는 걸 어른이 된 지금은 조금 알 것 같다.




“너랑 똑같은 딸 낳아봐라”


투정도 많고, 고집도 세고, 말도 안 듣던 나. 엄마는 얼마나 속이 탔을까 싶다가도, 언젠가 툭 던지듯 하신 말이 문득 떠오른다.


“그래도 나는, 너 같은 딸이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너 키우는 게 너무 행복했어. 너무 예뻐서, 보기만 해도 좋았어.”


그 말 듣고 아무 말도 못 했다.

나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엄마처럼 나 같은 딸 키울 자신이.

그 시간들을 버텨내며, 웃으며,

끝까지 사랑으로 감싸안을 자신이.




고왔던 손은 치킨을 튀기다 화상을 입고, 바쁘게 일하며 거칠어졌지만, 나는 그 손이 참 자랑스러웠다.

세상 누구보다 아름답고, 멋진 손이었다.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어느 날, 조심스럽게 말했었다.

“나, 엄마처럼 되고 싶어.”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고집 많고 눈물 많던 나를 끝까지 안아주던 사람,

무섭게 말해도 늘 뒤에서 지켜보던 사람.

그런 엄마가, 내 엄마라는 사실이

나는 참 고맙고, 참 다행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