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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민 Oct 14. 2018

취향 없는 취향입니다

<빅이슈> No.163 EDITORIAL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익숙한 뭔가가 생겨나는 것을 의미한다. 즐겨 듣는 음악, 즐겨 보는 책, 즐겨 가는 카페나 술집 같은 목록이 겹겹이 쌓여 '나'라는 노트의 빈칸이 채워지는 과정 말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채워진 목록을 '취향'이라고 부른다. '취향'은 누군가를 판단하는 도구로 활용되며, 너와 나를 구분 짓는 가늠선이 되기도 한다. 이를 누군가와 공유하는 행위는 남들보다 더 친밀한 사이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튼 이 '취향'이라는 것은 우리네 인간 사회에서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문제는 억지 취향이다. 고급스럽기 위해 , 독특하기 위해, 있어 보이기 위해, 친해지기 위해, 자신의 취향을 고의로 매만진다. 취향을 위한 취향이 아닌, 목적을 위한 취향이다. 결국 마음에도 없는 취향은 자아와 분리되어 부유할 수밖에 없다. 취향을 희생해 목적을 이뤄낸 '나'는 행복할까? 취향에는 본디 귀천이 없다. 그저 각자의 취향이 있을 뿐이다. 이는 모두 존중받아 마땅하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매번 고민을 거듭한다. 물론 취향을 억지로 강요할 마음은 없다. 취향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게 가장 좋으니깐. 누군가에게 떠밀릴 취향이라면 차라리 없는 편이 더 낫다.


"취향 없는 취향입니다." 좋지 아니한가?




<나쁜 편집장> P26~27  ⓒ 우주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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