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멘트] 나얼의 목적
월드스타가 되는 것에는 관심 없다. 그냥 내 첫 번째 목적은 스스로에게 떳떳한 음악을 만드는 거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주니 감사할 뿐이다.
(뮤지션 나얼, 2012년 9월 인터뷰中)
휴식기다. 타의에 의한 게 아닌 자의에 의한 쉼표. 지난 10년간 줄곧 내달리기만 한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준 안식년. 물론 그런 게 세상에 통용될 리 없기에, 많은 이들이 우려 섞인 연락을 수시로 보내온다.
"잘 지내? 아, 이런 걸 물을 상황이 아닌데..."
"네? 하하하하하하하."
무슨 큰 일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다들 조심스럽다. 어떤 마음인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구구절절 설명은 또 귀찮다. "괜찮다"라고 말하는데, 돌아오는 말이 "그래, 힘내!"인 것을 보면 아무래도 우리가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해내는 데 실패한 듯싶다. 어쩔 수 없다. 어차피 인간은 본디 오지랖의 동물이기도 하거니와, 각자의 시선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다른 사람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매번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그게 여전히 쉽지가 않다. 온전히 나를 위한 다음 스텝을 딛고자 고민하다가도, 이후 다각도로 튀어나올 여러 반응들이 예측되어 주저하는 경우도 생긴다. 경력도 인생도 이 정도면 웬만큼 다져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럴 때 보면 완전 '쪼렙'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내 인생의 길을 거듭 고민한다. 무엇을 결정하든 (그것이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만 아니라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이것을 몇 번이고 마음속으로 되새기려고 애쓴다.
많은 이들의 생각과 달리 '연예인'의 경우도 모두가 '스타'를 꿈꾸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인생 역시도 각자의 길이 존재하는 법이니깐.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아주 무덤덤하니 하는 이들을 보면 그 길을 한 목소리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돋아난다. "스스로에게 떳떳한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는 뮤지션 나얼의 멘트를 곱씹으며, '스스로에게 떳떳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깊이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