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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Aug 04. 2023

올림픽, 이효석 말고도 매력 있는 평창

평창읍에서 살아보기_시골살이 일주일 프로젝트 4

평창이라.. 대관령도 봉평도 전부 평창군에 속했구나.

지도 앱을 연신 들여다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내게 평창이라 하면, 올림픽과 휘닉스파크 등의 스키장이 유명한 곳이라는 것만 알고 있던 곳이다. 내가 평창이라는 지역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시골살이를 계획하고 숙소가 정해진 이후였다. 순서가 많이 바뀌었지만 당장 며칠 앞으로 다가온 시골살이에 밀린 과제를 해치우는 기분으로 평창 지역에 대해 깊이 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우리나라 최대 피서지이자 여름. 겨울 액티비티의 성지인 강원도 평창군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있었구나 를 자각했다.


Happy 700?


평창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평창군이 내걸고 있는 슬로건이다. 평균 해발고도가 700m라는 사실을 활용하여 서늘한 여름 휴양지라는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겨울이 길고 추우며 눈도 많아서 스키족들에겐 안성맞춤인 지역이며 한여름에도 서늘한 피서지로 손꼽힌다.


그러나 우리 숙소가 있던 평창읍은 영동고속도로가 있는 거리가 상당히 있는 관계로 군청이 위치한 '읍'임에도 개발에서 소외되었다고 한다. 영동고속도로가 평창군 북 군 북부를 통과하며 관내에 무려 5개의 IC가 있지만, 정작 평창읍이 속한 남부지역은 오히려 교통이 불편한 편이다. 우리가 잘 아는 대관령면이 평창읍에서 약 60킬로미터 떨어졌다고 하니 이는 서울에서 개성까지의 거리와 맞먹는다. 과연 같은 평창군 지역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이렇듯 군 하나가 생활권역이 각기 달라서일까? 대관령, 봉평면, 진부면등은 굳이 '평창군'이라는 지역명이 없어도 대부분 사람들이 알 정도다.



소설가 이효석의 고장, 봉평면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의 고장 봉평. 어린 시절 가족여행으로 봉평에 와서 이효석문학관에 방문하고 메밀국수 한 그릇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봉평이란 지역이 평창과는 전혀 관계없는 줄 알았다. 사실 이번 여행을 통해 제대로 알았다. 아무튼 이 봉평면은 이효석 작가 덕분에 먹고살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대표적인 관광지역이며 특히 여름철엔 봉평장과 메밀축제에 인파가 몰려든다. 나도 이 소설의 강렬하면서도 매혹적인 문체가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 그의 생애를 알아보며 소설을 찾아 읽기도 했더랬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속 장돌뱅이 허 생원과 젊은 장돌뱅이 동이가 대화장터로 가는 길에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이 대화장터에도 이번에 방문해 봤다. 너무 기대가 컸을까? '500년 전통의 대화장'이라는 플래카드 외에는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시골장터였다. 아마 예전에는 굉장히 큰 시장이었으리라 예측만 하다 돌아왔다.



평창읍에서 머무는 나날들


'오리지널 평창'이라 할 수 있는 평창읍은 우리가 아는 관광지인 대관령, 진부, 봉평 과는 거리가 상당하며 상당히 남쪽으로 치우쳐졌고 교통편마저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이다.'

내가 평창군에 대한 공부를 통해 깨달은 사실과 결론이다. 물론 시골살이 숙소인 평창읍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기도 하다.


시골살이 숙소의 주인장에게 물어봐도, 읍내의 카페 사장님 여봐도,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심지어 군청 관광과와 통화를 해봐도 아이들과 갈만한 괜찮은 관광 스폿이 평창읍 근처엔 딱히 없어 보였다.


추천받은 곳은 대부분 한 시간가량 차로 이동한 곳이 주를 이뤄서 어린아이 넷과 이동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산과 계곡이 숙소 근처 여기저기에 있었지만 물살이 세거나 바위가 미끄러운 곳이라서  놀지 못했다. 우리는 숙소에서 미리 준비해 온 대형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잠자리와 매미를 잡으며 매일 거의 반나절 이상 시간을 보냈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해한 아이들에게 내심 고마운 마음이다.



평창읍에서 아이들과 가볼 만한 곳은?


그러다 읍내 나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우루루 동물농장'과 캠핑족들의 성지 바위공원 안에 있는 '돌문화체험관'은 아이들에게 힐링 장소가 되었다. 특히 바위공원 인근에는 패러글라이딩장이 있어서 아이들은 한동안 넋을 잃고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평창군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인적이 드물어서 도로도 한산했고, 지금이 극성수기 피서철이 맞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참, 열대야를 거의 경험한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에어컨이 없는 식당이 꽤 있는데 실내에 들어가도 그리 덥지 않다. 7말 8초에 이런 날씨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한여름 평창읍의 매력은 한마디로 '자연 속에서 누리는 여유로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도시 생활에 익숙한 나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지루하거나 답답할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여기서만 누릴 수 있는 사치가 아닌가 싶다.


사실 이곳에 도착한 첫날부터 집에 가고 싶은 1인이었다. 시골 바이브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그래도 시간 느리게 흘렀고, 아이들은 하루종일 청정한 여름공기 아래서 마음껏 뛰놀았으며 피부는 검게 그을렸지만 우리는 추억을 한 아름 가지고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일주일을 아이들은 나중에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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