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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성 Jul 20. 2023

아무렇게나 사랑할 순 없잖아.

매사에 성실한 태도는 우리를 배신하는 법이 없다. 사랑과 이별에도 예외가 아닌 듯싶다. 

    



「연애시대」라는 드라마에 꽤 오랫동안 취해있었다. 몇 번을 다시 보기 하고, 원작인 책으로도 읽고, 매우 유명해진 OST인 스윗소로우의「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라는 노래도 닳도록 들었던 것 같다. 이 노래는 아직까지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배우 감우성,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인데 사랑을 소재로 한 흔한 작품이라기보다 사랑의 본질에 대한 드라마라고 본다. 드라마 말미에 손예진의 독백으로 채워지는 부분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언젠가 변해버릴 사랑이다해도 우리는 또 사랑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처럼 일상은 고요한 물과 같이 지루하지만, 작은 파문이라도 일라 치면 우리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그 변화에 허덕인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 속에 매복하고 있다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나도 약하여서 어느 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익숙함을 핑계로, 때로는 익숙하지 않음을 핑계로 놓쳐버리는 순간들이 많은 것 같다. 사랑뿐만 아니라 사랑을 포함한 인생의 부분 부분의 순간들에서 말이다. 

매 순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 사랑이 얼마 못 가 잊힌다고 하더라도, 이미 그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하마터면 산산조각 날 뻔한 삶의 한 부분의 망가짐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모든 사랑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통화를 그냥 소진해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가장 흔한 가훈 중 하나가 “하면 된다”와 “근면, 성실”이었는데 그중 “근면, 성실”에서 성실은 비단 학업이나 돈벌이 같은 특정 상황에서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매사에 가졌으면 하는 마음가짐이었을 텐데 그 매사라는 것은, 결국에 사랑이 포함되어 있는 삶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리는 비가 슬프지 않으려면, 비 오던 그날을 후회할 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산을 같이 쓰고 걷는 이가 지금 옆에 있던, 옆에 있지 않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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