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자국 - 시
쓸 때는 자국이 남을 줄 몰랐다
다 지워지지 않은 글씨 자국이 있다.
따라 그릴 수 있을 정도의 파임이지만 애써 의식하지는 않았다.
그 위에 다른 것을 쓰고, 다시 또 지운다.
지우고 썼던 글자와 썼다가 다시 지웠던 흔적들이 겹친다.
어느 날 들여다보니 모두 엉켜있다.
이제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자국 들이다.
마치 우리처럼...
지독히도 성실하게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 끝에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다.
드디어 너는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