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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성 Jul 14. 2023

글씨 자국 - 시

쓸 때는 자국이 남을 줄 몰랐다

다 지워지지 않은 글씨 자국이 있다.

따라 그릴 수 있을 정도의 파임이지만 애써 의식하지는 않았다.


그 위에 다른 것을 쓰고, 다시 또 지운다.

지우고 썼던 글자와 썼다가 다시 지웠던 흔적들이 겹친다.     


어느 날 들여다보니 모두 엉켜있다.

이제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자국 들이다.     



마치 우리처럼...     



지독히도 성실하게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 끝에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다.     


드디어 너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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