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넷에 산골짜기 펜션 주인이 되었습니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꽤나 잘 되는 펜션주인이다 보니 정작 우리는 쉬지를 못해 오픈 초반의 긴장감이 가라앉고 나니 피곤이 몰려왔다.
물론, 원하던 일이니 좋았고, 생각보다 잘 되어 행복했다. 그리고 피곤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끊이지 않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아서 손님들은 즐겁지만, 주인은 쉴 틈이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누구 하나는 실려 나가겠다는 생각에 사람을 더 고용했다. 그리고 비수기의 평일 5일씩은 쉬기로 했다.
수영장이 있으니 수영장 오픈을 하는 5월부터 9월까지는 그나마도 쉴 수가 없었다. 이왕 쉴 수 없을 바에는 뭔가 화끈하게 이벤트라도 하자는 생각에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렸다.
파티를 열겠다고.
1년에 딱 한 번 밤새도록 수영장이 오픈되며 그날 하루 저녁은 음식과 술, 음료도 모두 공짜라고 공지를 하자 신청은 물밀 듯이 몰려왔고 그중 고심끝에 어렵게 선별을 해서 연락을 해서 그들과 그렇게 첫 번째 파티를 열었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외부 진행자도 섭외하고 드레스코드도 정하며 꽤나 거창하게 파티를 열었으나, 해가 가며 점점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우리만의 스타일로 보내게 되었다.
몇 해 째인가 신청을 받아서 여름파티를 열었는데 정말 모든 손님들이 좋았었다. 갓 초등학교 입학한 딸이 있는 가족, 어린 아들이 있는 가족도 있었고, 커플들도 있었으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도 있었다.
손님들과 즐거운 1박 2일을 보낸 후 너무 좋아 그해 겨울에도 그 멤버 그대로 함께 겨울파티를 열었고 이후에도 자주 오던 그들은 우리 펜션의 단골손님이 되었다.
그러면서 따로 신청을 안 받게 되었고 한여름과 한겨울에 그들과 파티를 열어 다 함께 먹고 마시고 놀며, 우리도 함께 즐기게 되었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 처음에 왔던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여자아이는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었고, 어린 남자아이도 대학생이 되었으며, 커플이었던 손님들은 고등학생 아이들이 있는 부모가 되었다.
우리는 정말 가족이 되어버렸다.
한참 아이가 없었던 우리가 7년 만에 아이를 가졌을 때 눈물을 흘려주고 입덧으로 음식을 넘기지 못했을 때에는 먹고 싶다는 음식을 서울에서 사서 한달음에 달려와 준 귀한 가족들이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병원으로 꽃바구니를 들고 축하해 주러 오고 아이가 커나갈 때에는 올 때마다 아이한테 필요한 것들을 사다 주곤 했었다.
펜션을 하면서 이런 귀한 지인을 얻을 수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이런 펜션 손님이 될 수는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좋은 펜션 주인은 좋은 펜션 손님이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