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얗다
아침 을씨년스럽다.
어제 최고기온 강릉 20.2도 서울 18.3도
반팔입은 청년들의 건강함이 눈부셨다.
오늘 아침 을씨년스러운 사이를 비집고 눈발이 날리더니
잠시 한눈 판 사이에 몰아친다.
세상이 뽀얗다.
앞 산을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 눈발은 세력을 키워
내 집 큰 창을 삼키려 한다
그런데 가슴이 뛴다
내 어린 시절 남쪽 시골에 모처럼 눈발이 슬쩍슬쩍 날리면
앞마당에서 강아지 메리가 이리 뛰고 저리 뛰듯
내 가슴은 몰아치는 눈발에 메리보다 속도를 더하여 마구 뛴다
땡땡이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커다란 후드가 달린 누런 외투를 싸매듯 입고
꽃신 같은 핑크빛 등산화를 야무지게 여며 신고
종종걸음으로 언덕을 내려와 버스를 탔다.
목적지 없이 눈길을 가다가 눈길 닿는 찻집 앞에 내려
쌍화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오자
눈 오는 날
육순 된 노년도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