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시 발딱 기상
새벽 통 트기 전 어둠에 빗소리가 묻어있는 좋은 아침입니다.
나의 불면증이 새로운 취미생활을 낳았습니다.
05시 발딱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되기.
갱년기를 거치면서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이것저것 좋다는 것 다 해보아도 한 때뿐.
오히려 실패라는 이력이 불면증을 고질병으로 몰아갔습니다.
수면장애, 수면질환, 불면증 어떤 표현의 것이든
어쨌든 질 좋은 수면은 차치하고서라도
토끼잠을 모아서 보태도 세 시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잠을 못 자는 것을 문제 삼으니
이것이 또 스트레스가 되고 화를 만들고
괜히 잘 자는 남편이 웬수 같아지는 겁니다.
나이 들면 다 그런 거다 하고 스스로 위로해 보았지만
전전반측 밤을 새우는 날들이 내 삶을 갉아먹는 좀벌레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집 앞 도서관에서
'적게 자도 괜찮습니다'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책 제목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나를 언제 봤다고 마치 지난밤 내 침실에 같이 있었던 것처럼
적게 자도 괜찮습니다 토닥토닥
자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잠자리드는 시간보다 일어나는 시간을 지켜볼까 합니다.
하루를 불태워 살아볼까 합니다.
기껏해야
만보 채우고, 밥 잘 먹고, 책 읽고, 청소하고, 정리하고 등 빠뜨리지 않기.
잠시 돌아보니
내게도 '십 분만 더'를 외치며 이불을 뒤집어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스쿨버스 놓치기도 하고
잠귀신 붙었냐고 엄마로부터 모닝 한 소리 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도 했는데.
하루 커피를 물 마시듯이 마시고
잠자리 들기 전
하루반성한답시고 커피 한잔 하고도 베개에 머리를 대면 바로 꿈나라직행했는데.
생각해 보니
잠 잘 못 잔다고 억울할 것도 없고 화낼 것도 없네요.
감사히 여기고 05시 발딱 기상으로 취미생활 하나 늘려보려 합니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바느질도 하고.
불면은 육순 된 나에게 더 이상 이불속에서 질척거리지 말고
남은 인생의 시간을 열렬히 맞이하라는 성스러운 고통의 과정이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