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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ping Hands Sep 25. 2023

현실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서있는 낙관주의자가 되려면

회복탄력성과 ABCDE 모델, 회의적 낙관주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아마 뉴스나 방송 등을 통해 한 번쯤 접해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회복탄력성은 고무줄을 잡아당겼다가 놓았을 때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듯, 어려운 일을 마주했을 때 버티고 원래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힘, 탄성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시련과 역경, 도전과 실패를 경험하며, 그럴 때 낙심하고 좌절하기 쉽습니다. 물론 잠시 실망하거나 낙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도 말이지요. 그러나 숨 고르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거나 좌절한 마음을 회복하지 못할 때는 깊은 슬럼프나 우울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회복탄력성은 그럴 때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회복탄력성은 ‘낙관주의’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낙관주의(Optimism)는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가능성을 기대하며 현재와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뜻합니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E.P Seligman)은 원래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에 관한 실험으로 유명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좁은 철창에서 반복적인 전기충격을 받은 개들이 처음에는 충격을 피하려고 애쓰다가 반복되는 자극에 점차 무기력해지면서 나중에는 고통을 참고만 있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셀리그만은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개념을 고안했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심리학자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이후 계속되는 전기충격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개들로 초점을 옮기면서 ‘학습된 낙관주의’(learned optimism)'를 비롯한 긍정심리학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학습된 낙관주의란 무기력이 학습될 수 있는 것처럼 낙관주의 역시 학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셀리그만은 ABCDE모델을 통해 낙관주의를 어떻게 학습할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ABCDE는 사건에 대한 해석과 반응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단계를 의미하며, 각 단계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비관주의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은 나쁜 일(Adversity)에 대한 자동적이고 부정적인 신념(Belief)을 갖고, 부정적 정서와 같은 결과(Consequences)를 경험합니다. 그러면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태도를 지속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에 반해 낙관주의자들은 ABC 단계에서 그치지 않고 DE, 즉 부정적 생각과 정서에 대해 반박(Disputation)하면서 다시 심리적 활력(Energization)을 얻는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외부 상황이나 주어진 환경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교통체증으로 꽉 막힌 도로,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불합격한 시험 결과처럼 말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짜증이나 화, 억울함, 분노, 무력감 등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러나 분노, 불안, 무기력, 우울과 같은 감정들을 어떻게 다루는가는 우리의 몫입니다. 내 생각과 감정에 대한 책임은 나의 통제 영역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셀리그만의 ABCDE 모델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생각이나 정서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의미와 활력, 동기를 얻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요?     


여기에 더해 '회의적 낙관주의자(skeptical optimist)'로서의 삶을 실천한다면 긍정적, 희망적이면서도 보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낙관주의는 현재 상황에서 좋은 점을 발견하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낙관주의가 너무 지나칠 때는 현실적인 장애요인이나 한계, 장래에 경험할 수 있는 어려움을 간과하고 장밋빛 환상만을 꿈꾸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모든 일이 다 잘되리라 생각하면서 현실적인 노력을 소홀히 하거나 항상 좋은 결과만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반면 회의적 낙관주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나 한계를 인식하고 직면하면서도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세상이 아직 최적의 상태는 아니지만, 끊임없이 개선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더 좋은 결과, 미래를 맞이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은 현실을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더 깊은 차원의 문제들을 발견하고, 새로운 해결책이나 혁신안을 제시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세상에서, 완벽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때로는 그 사실에 절망하며 ’왜 나는 이것밖에 되지 않을까, 왜 나는 매번 실패할까, 왜 세상은 이 모양일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며 넘어지기도 하고, 가끔은 눈물짓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의 자연스러운 모습이겠지요.    

  

하지만 지금 잠시 넘어진 그 자리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아무런 대가나 노력 없이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땅에 두 발을 단단히 딛고 선 '회의적 낙관주의자'로 살아갈 때 비로소 우리의 현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회복탄력성과 ABCDE 모델, 회의적 낙관주의를 실천하며 행복하고 활기찬 일상의 기쁨, 감사를 누리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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