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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ping Hands Oct 11. 2023

나누는 기쁨, 돕는 즐거움: 이타주의의 효용

팍팍한 세상, 마음까지 팍팍해지지는 말자

<살기 힘든 세상, 그래도 남아있는 따뜻한 마음>


물가는 오르고, 점점 먹고살기 어려워진다는 뉴스가 전해집니다. 갑자기 너무 올라 버린 식자재비와 냉난방비, 인상된 교통비까지 빠듯한 지갑 사정을 생각하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이렇게 나 하나 챙기기 어려운데, 누구를 신경 쓸 겨를이 있나요. 세상 살기 참 팍팍하다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아직 따뜻한 마음은 남아있습니다.    

  

올초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는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자연재해 앞에서 튀르키예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한마음으로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더 이상의 사상자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형제국’으로 한국인들을 늘 환대해 주었던 튀르키예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구조대를 급파했고, 국민들도 후원금과 물품을 모았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또, 작년 겨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전쟁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이 구호 활동에 나섰습니다. 후원금, 생필품 제공,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제3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개인과 시민단체의 노력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인이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전, 정전을 염원하며 마음과 뜻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 이웃뿐만 아니라 먼 타국이라도 누군가가 어려울 때면 우리는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SNS를 통해 멀리 떨어진 세계 곳곳의 소식을 이전보다 빠르고 생생하게, 마치 내 일처럼 접할 수 있게 된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뉴스를 통해 나와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졌던 것들이, 재난 현장에서 직접 들려오는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와 상황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피부로 더 와닿게 된 것이지요.      



<우리 안의 선한 마음, 이타주의>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공감하고 도움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의 본성, 인지상정(人之常情)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바빠서, 내 삶이 힘들어서 잊고 지낼 때가 많기는 하지만요.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나눔’과 ‘도움’이라는 소중한 싹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마음을 이타주의(altruism)라고 합니다. 이타주의는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타인의 안녕과 행복에 관심을 두고 타인의 어려움 앞에서 자발적으로 돕고자 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런 마음은 누군가를 도왔다는 데서 느껴지는 자부심이나 뿌듯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혹은 공감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일 수도, 또는 누군가를 돕는 타인의 모습을 보고 배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 연유가 무엇이 되었든, 이타주의는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을 높여주고 우울감, 불안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집니다. 남을 위해 한 일이 결국 나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이타적 행동은 물질이나 시간을 통한 도움 제공이 될 수도 있고, 타인에 대한 환대, 연대감과 같은 정신적 측면에 관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문화·예술적 영역에서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소중한 자산을 나눔으로써 타인과 사회의 발전, 행복과 안녕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손기정 선수와 청동 투구 이야기>

 

국립중앙박물관 2층 전시실에는 ‘기증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전시실에는 수많은 이들이 기증한 고가구, 도자기, 조각품, 그림 등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그중에는 소중히 이어져 온 집안의 가보, 한 점 한 점 어렵게 수집한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손기정 선수가 기증한 청동 투구입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는 우승의 기쁨에도 불구하고 시상대에서 고개를 떨군 채 슬픈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의 가슴에는 우리나라 국기가 아닌, 일장기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일부 신문사들에서는 일장기가 지워진 사진을 신문에 보도했고, 그로 인해 폐간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청동 투구에 관한 이야기를 아는 분들은 아마 많지 않을 것입니다. 베를린 올림픽에서는 마라톤 우승자에게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청동 투구를 부상으로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투구는 손기정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했고,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 박물관에 50년간 보관되었습니다. 손기정 선수는 오랫동안 투구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고,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후 각고의 노력 끝에 1986년 베를린 올림픽 개최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마침내 투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이 투구는 일반 시민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되었고, 정부에서는 이 투구를 ‘보물’로 지정했습니다.   

 

*청동 투구 이미지 및 자세한 안내 보기:

https://www.museum.go.kr/site/main/relic/recommend/view?relicRecommendId=16854




<개인을 넘어 사회로 환원되고 전승되는 가치>


이렇듯 기증관의 모든 전시품은 각각 그에 얽힌 이야기와 기증자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전시실 한편에서는 기증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동영상이 상영되는데, 그중 기억에 남았던 말이 있습니다. 


“기증을 통해 소중한 문화적 유산들이 개인을 넘어 사회로 환원되고 전승된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개인 소유로 혼자 즐기는 것을 넘어 사회로 환원되어 문화 예술적, 정신적 명맥이 이어지게 하고자 하는 마음, 참 고맙고 소중한 마음입니다.  


이렇게 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나눌 때, 그것이 더 큰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 반대로 누군가가 아낌없이 나눠준 무언가를 통해 나 역시 도움을 받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가진 것 중 무엇을 나누고 싶으신가요? 크든 작든, 비싼 것이든 싼 것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에게 소중한 무언가, 타인에게 더 큰 가치를 줄 수 있는 무언가라면 충분합니다. 오늘, 작은 나눔을 실천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나누는 기쁨과 돕는 즐거움이 선물로 되돌아오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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