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부딪히며, 나는 조각나기 시작한다.
“스스로가 흩어지는 것을 느낀 날.”
나는 떨어졌고,
그 낙하는 끝이 아니었다.
충돌의 순간은 지나갔지만,
그 이후에야 진짜 삶의 마찰이 시작되었다.
나는 굴러가기 시작했다.
낙하의 속도를 이어 받은 채,
나는 지면을 따라
마구 휘둘리며 굴러 내려갔다.
거칠고 불규칙한 땅,
단단하고 모진 자갈들,
내 몸이 그 위를 미끄러지거나 튕길 때마다
나는 내 가장자리가 조금씩 벗겨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엔 그게 무엇인지 몰랐다.
단순한 흔들림일까,
충격의 여진일까,
내 안의 진동이 아직 멈추지 않은 것일까.
하지만 아니다.
나는 분명히,
내 몸 어딘가가
스스로의 일부를 놓치고 있었다.
깎이고 있었다.
갈리고 있었다.
나의 곡면이,
나의 무게가,
나의 중심이 조금씩 부서지고 있었다.
나는 떨어지며 날았지만,
굴러가며 흩어졌다.
그 날,
나는 나라는 존재가
단일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자각했다.
나는 단단한 돌이었지만,
그 단단함은 하나의 전체가 아닌,
수많은 층과 조각들의 결합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합은,
굴러가는 마찰 앞에서
서서히 해체되기 시작했다.
나는 나를 느끼는 동시에 잃고 있었고,
그 상실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자각이 피어나고 있었다.
나는 아팠다.
물리적인 고통은 없었지만,
그보다 더 아득한 감각—
‘사라지고 있다’는 감정이 나를 감쌌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
붙들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놓아야만 했다.
모서리.
표면.
날카로움.
오랜 시간 나를 나답게 만든 줄 알았던 그것들이
하나씩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그 흩어짐 속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편안해졌다.
모든 것이 달아나는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내가 결코 완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완전하지 않다는 것이
파괴가 아니라 정직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굴러가며
내 이름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예전의 나는 붙박이었고,
움직이지 않는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 나는
움직이며 사라지고,
사라지며 변형되고,
변형되며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깎이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 깎임은
나를 소거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형성하는 또 다른 방식이었다.
나는,
조금씩 흩어지는 나를 지켜보았다.
슬펐지만,
담담했다.
왜냐하면 나는 알았다.
존재란, 끝까지 하나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면서도 여전히 '나'라고 느낄 수 있는 감각이라는 것을.
당신이 처음으로 자신이 '조금씩 흩어지고 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감각은 당신을 무너뜨렸나요, 아니면 더 너그러워지게 만들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