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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방인 Oct 26. 2022

프롤로그(어디든지 여행)





            

재난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루아침에 모든 게 정지된 듯하다.

태생이 겁도 많고 불안도가 높은 성격인 나에게 이런 일은 강도 높은 스트레스다.

그런 채로 몇 개월이 흐르니 모든 것에 무기력해질 것만 같았다.


일상이 멈추었고, 당연히 여행도 멈추었다.

아이의 학교생활이 사라졌고, 녀석(반려견)들의 산책 시간이 줄어들었다.

가족들끼리도 조심하던 시기였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이는 곧 사춘기를 맞이할 테고, 녀석들의 생명은 유한한데 마냥 손 놓고 있을 수가 없다.

뭐라도 해야 했다.

누구를 위해서든 상관없이 시작해야 했다.






모든 걸 떠나 정체되어 있는 내 시간에 다른 리듬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

평평해진 감정에 주름을 주고 싶었다.


숨을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그간 고수해오던 여행의 방식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다른 질감의 여행이라도 찾아야 했다.




오랜 고민 끝에 결정한 카라반.

2020년 12월 아이의 생일에 맞추어 카라반이 출고되고,

겁 없이 캠핑이란 것을 시작했다.

처음 도전해 보는 다른 스타일의 여행 방식이라

낯설고 불편하고 힘들게도 느껴졌지만 그마저도 행복하다 생각했다.


멋모르게 시작한 캠핑에서

우리는 해방감을 느끼고, 그간의 것들을 해소시켰다.





그리고 그 여행은 이 년째 지속되고 있다.

그때의 이야기와 지금의 이야기, 더 나아가 앞으로 진행될 우리의 이야기까지 함께 기록하고 싶다.


우리 부부와 소중한 딸, 반려견 녀석들과 함께 하는 캠핑 바이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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