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회사에 다니는 동안 경험한 이야기

아베 전 총리 살해사건을 보고..

by 퍼플슈룹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범인의 살해 동기를 보니, 자신의 엄마가 통일교 신자였고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는 이유였다. 일본인들에게 통일교는 그렇다. 통일교 회사에 잠시 몸담았을 때 경험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관광통역안내원(관광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직이 잘 되지 않았다. 관광가이드는 넘쳐나고, 회사에서 채용하지 않으니 어렵게 공부했는데 백수가 될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세일여행사를 알게 됐다. 이름도 잘 몰랐고, 동료들도 가지 않는다고 해서 왜 그런지 이유를 찾아보니 통일교에서 운영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난 가야 했다. 일해야 했고, 무엇보다 월급을 줬기 때문이다. 여행사는 관광가이드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 투어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인센티브가 급여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능력제! 나처럼 영업을 잘하지 못하는 가이드에게 월급이 있다는 조건은 꽤 괜찮았다. 고민 끝에 면접을 갔다.


통일교 회사임을 알고 갔지만 특별하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면접에 참여하며 특이점을 발견했다. "우리 재단을 알고 오셨죠? 일하게 되면 월 1회 예배를 참석해야 합니다. 가능하시겠어요?" 순간 고민했다. '난 천주교 신자인데, 통일교 예배를 보라고?' 어차피 일하느라 바빠서 참석은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겠다"라고 응했다. '취직을 위해서 뭔들 못 하겠나!' 얼마 후 합격 소식을 듣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다.


드디어 예배에 참여하라는 통보를 받게 됐다. 하필이면 투어도 없었다. 가기 싫었지만 '이왕 취직했으니 한 번만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예배를 참석했다. 회사 제일 꼭대기 층에 예배당이 마련되어 있었다. 예배당 정면에 문선명과 그 부인 사진이 크게 걸려있었고, 의자가 있었다. 여느 교회, 성당 같은 느낌이었다. (천주교 신자지만, 교회도 잠시 다녀봐서 느낌을 안다) 예배가 시작되면서 얼마 견디지 못하고 난 뛰쳐나왔다. 통성기도에 놀랐고, 느낌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냥 이상했다. 이후 예배 참석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예배당 사건 이후 회사가 무서워졌지만 일해야 했기 때문에 다 떨치고 열심히 했다. 어느 날 선배들이 무척 분주하게 움직였고, 신입사원들에게 투어가 더 배정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선배에게 물어보니, "곧 결혼식이 진행되잖아. 전 세계에서 오는 통일교 신자들이 한국에서 합동 결혼하는데, 매년 우리가 일정을 소화했거든. 잘 부탁한다. 후배"


그렇다. 곧 다가올 합동결혼식에 선배들이 총출동됐다. 회사 내근직 중에도 합동결혼식 한 사람이 있었다. 문선명이 맺어준 사람들끼리 결혼한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서로 잘 몰라도 교주님이 맺어주니까 괜찮아요. 믿고 결혼했어요'라는 직원의 말이 더 의아했다. 얼마 후 합동결혼식을 뉴스에서 보고 장난 아님을 느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 당시는 대단한 충격이었다. (글을 쓰면서 검색해 보니 2000년도부터 교주와 총재가 맺어주는 것을 하지 않는다고 함)




어느 날 이상한 투어가 나에게 배정됐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가야 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박물관인데, 여긴 어딜까?'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그곳은 예상치도 못한 곳이었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가야 했다. 나는 공항으로 향했고, 관광객들과 만나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지금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서 주소가 생각나지 않지만, 그곳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예상치도 못한 그곳은 문선명, 즉 통일교 교주 박물관이었다. 소름 끼쳤지만 참고 봤다. 다행스럽게도 안에 설명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편하게 구경하려고 들어갔다. 그러나 얼마 못 있고 뛰쳐나왔다. 그곳은 다른 박물관과 비슷한 생김새였지만 달랐다. 문선명 탯줄, 손톱, 배냇저고리 등 그의 출생부터 모든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은 북한인가?'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던 중 여성들이 나왔다. 분명 멀쩡해서 들어갔는데, 펑펑 울면서 나와 너무 놀랐다. 이유인즉슨, "감동이다, 교주님의 생이 이랬다니 더 열심히 믿어야겠다, 더 존경하게 됐다 등"이었다.


'아! 미쳤구나'


이들에게 통일교는 전부였다.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통일교에 빠진 사람들이 많지만, 그중 일본인이 가장 많다고 들었다. 따라서 일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 너무 이해됐다. '지금도 진행형이구나'라는 생각에 공포감이 몰려왔다. '통일교를 인정해주면 우리나라 빚을 다 갚아주겠다'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통일교에 맹목적인 사람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으니 낭설이라 치부하기도 어려울 듯하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이들이 걱정된다. 부디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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