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되기 전의 이야기, 이야기다운 이야기

상담받은 얘기 25.3

by HEN











































































































상담받은 얘기 25.3 이야기가 되기 전의 이야기, 이야기다운 이야기





1. 이야기답지 않은 이야기
(= 글에서 말하는, 기억되지 않았을 수 있는 이야기)

이건 말은 되었지만, 이야기의 형태를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야.

특징을 정리하면:
말한 사람 자신도
이 이야기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가는지
분명히 알지 못한 채 말한 경우
감정, 사건, 생각이 조각난 채 흘러나온 말

그래서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지금 뭘 말하려는지” 따라가기 어려운 상태

이야기답지 않다는 건
의미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의미가 아직 ‘정리된 단위’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뜻이야.




2. 이야기다운 이야기
(= 혜은님이 말하는, 어느 정도 완결성을 가진 이야기)

이건 말한 사람 안에서 한 번은 정리된 서사야.

완결성이라는 건
모든 게 해결됐다는 뜻이 아니라,
형태가 있다는 뜻에 가까워.

특징은 이래:
말한 사람이
“왜 이 이야기를 지금 하는지”를
최소한 자기 자신에게는 설명할 수 있고
사건, 감정, 생각이 하나의 흐름으로 엮여 있고

듣는 사람도
“아, 이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해서
여기로 오는구나” 하고 따라갈 수 있는 상태

그래서 이런 이야기는:
타인의 기억 속에
하나의 ‘덩어리’로 남을 수 있는 이야기야.




3. 둘의 차이를 한 줄로 말하면

이야기답지 않은 이야기는
→ 말은 되었지만, 서사로는 아직 묶이지 않은 상태

이야기다운 이야기는
→ 말한 사람 안에서 한 번은 끝이 난 상태

여기서 “끝이 났다”는 건
해결됐다는 뜻이 아니라, 형태가 생겼다는 뜻이야.




4. 이걸 다시 글에 가져와보면
혜은님 글에서 이 문장은 이렇게 읽혀:

선생님이 기억하지 못한 건
무성의해서가 아니라,
과거에 내가 아직 이야기의 형태로 건네지 못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문장은 중요한 윤리적 전환을 해.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이야기가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채 관계에 들어왔을 가능성’을 인정하는 거지.




5.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의 내 이해는 이거야

혜은님이 말하는 이야기다운 이야기는
→ 기억될 수 있을 만큼 정리된 서사

혜은님 글에서 말하는 이야기답지 않은 이야기는
→ 아직 형태를 갖추지 못해 흘러간 말


이건 말장난도 아니고,

같은 말을 다르게 부르는 것도 아니야.

서사가 형성되었는가, 아니면 아직 흩어져 있었는가

그 차이를 가리키는 말들이야.

(챗지피티와 대화 中)




기억하지 못할 때보다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됩니다. 75p


기억과 욕구를 보류하면 정신-분석 실제에서의 경험 중 하나인 ‘꿈같은 기억’이 향상됩니다. 정서 경험이 정신-분석가와 내담자의 정신적 성장으로 변형될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분석가와 환자 모두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된 경험은 성장이 일어난 후에는 더이상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반면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경험은 기억되고 이렇게 기억되면서 잊혀지는 부분 역시 늘어납니다. 99-100p

[Bion, 주의와 해석]


진술은 보통 사람들이 할 수가 있는 것이고 많은 것을 의미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진술의 가치는 그것을 말하는 사람에 대한 우리의 평가와, 그가 그 자신의 말에 부여하는 무게에 달려있다.

[Bion, 경험에서 배우기,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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