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소유란 곧 소실의 도입부였다.

by Heni



얼깃설깃 사람의 행세를 하고 태어나 첫 숨을 쉬었을 때부터,

나는 사랑을 소유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어느 날의 결핍을 타고 태어나

나의 방구석을 한가득 채우었고

나를 찾는 시간들에서 그 어둠은 얽히고설켜 나라는 사람의 한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친한 친구도, 좋아하는 그 사람도, 사랑이란 이름에 속한 사이가 되고 나면 나는 항상 그들을 소유하려 했다.


내게 가장 우선이니까, 내가 가장 아끼니까.

같은 변명을 대며 그들에게도 내가 그렇길 바라고

그들에게, 나에게, 서로가 서로의 것이라는 증명이 있기를 바랐다.


그러다 우정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울 무렵

나에게는 우정이란 게 태초에 존재할 수 없는 것 같은 일이 일어났고,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며

사랑이란 것 또한 사실은 미디어의 소설이나 다름없다 느낄만한 일들이 일어났다.


그렇게 난 소유되며 소유하는 그런 나의 이상에게서 무너져 소유는 곧 소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나는, 나는 사랑하는 것을 발견하면

오로지 소유하고 싶어 하는 멍청한 사람이라는 것도.


아니 되는 일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붙잡고 포기 못해 앓아내고 나서야

사람과의 관계는 결국 소유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기억해 낸다.


이제는 좀 덜 할 때도 됐는데,

나이만큼 몸만큼 자라지 못한 나의 사랑과 마음이

아직도 어리고 상처 많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소실되어 버린 기억으로 다시 소유하려 하고

애써 소유한 것들을 곧 소실해 버리면서


나는 아직도 아프고 다치고 나았다가 자라고 있다.


얼마큼 더 해야 익숙하고 능숙해질 수 있을까

언젠간 서로를 소유하는 사이라는 걸 찾아낼까

그런 것은 끝끝내 없어서 방황하는 사람이 될까

유일히 소유한 나를 사랑하며 사는 사람이 될까


오늘도 인생을 산다는 것이 너무 어려운 밤이다.

크면 뭐가 될 줄 알았는데, 나는 커서도 어린 밤을 앓고만 있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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