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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버헨리 Aug 07. 2024

옷과 신발을 제외한 각종 러닝 용품들

사실 나는 러닝을 처음 시작하기 전부터, 옷과 러닝화는 집에 이미 있었다. 바야흐로 7-8년 전 러닝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러닝화와 러닝에 적합한 반바지 그리고 스마트폰용 암밴드를 구매했다. 몇 번 러닝을 하다가 겨울이 오면서 추위를 핑계로 그렇게 러닝은 나에게서 멀어졌다.


그러니까, <다시> 러닝을 시작한 3년 전쯤에는 러닝을 하는데 최소한의 기본적인 장비들은 이미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러닝이 재미있게 느껴졌고, 추운 겨울도 집에 있던 바람막이와 패딩조끼로 이겨내고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 건강하고자 하는 욕구가 예전보다 커졌던 걸까 아니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 속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더 커진 걸까? 잘 모르겠지만, 둘 다 일 듯하다.


러닝은 돈 안 드는 운동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아니라고도 말한다. 사실 이건 비교 대상이 어떤 운동이냐에 따라 다를 것 같고, 나는 딱히 러닝 이외에 의욕적으로 꾸준히 해 본 운동이 없으므로 잘 모르겠다. 테니스, 골프 등과 비교하면 비교적 저렴한 운동인 것 같기도 하고, 실내암벽등반이나, 헬스, 요가 등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드는 운동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러닝은 돈이 안 드는 운동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사실 시작하고 나니 옷도 사고, 신발도 주기적으로 사야 하고 그 외에 선글라스, 러닝벨트, 각종 에너지 음료, 러닝 모자, 스마트 워치 등 사야 할 것들은 차고 넘친다.


나의 경우 옷과 신발을 제외한 러닝용품을 처음 구매한 것은 선글라스였다. 러닝 시작 후, 초반에는 주로 밤에 뛰어서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가끔 주말 아침에 뛰다 보니 선글라스의 필요성을 느꼈다. 겨울이 지나고 봄, 여름이 오니 햇빛에 눈이 부셨다. <그래, 러닝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니고 하나 사자> 그렇게 결국 선글라스를 하나 구매했다. 비싼 거 말고 싼 걸로 하나 구매했고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선글라스를 끼면 아무래도 시각적으로 좀 더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여름에도 좀 더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겨울에는 맞바람을 막아주는 용도로도 쓰인다. 그래서 흐린 겨울날에도 선글라스를 쓰기도 한다. 가끔 까먹고 그냥 나가면 눈이 시릴 때가 있다. 2년 정도 쓴 나의 선글라스는 아직까지는 잘 쓰고 있지만, 조만간 새로 사야 할 것 같기는 하다. 뛰면서 티셔츠에 안경알을 닦다 보니 여기저기 스크래치가 많이 났다.


그다음 구매한 러닝 용품은 러닝벨트였다. 앞서 얘기했듯이 나에겐 암밴드가 있었다. 러닝 시작할 때부터 암밴드를 사용했으므로 딱히 불편한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 더운 여름날 암밴드를 하고 뛰었더니 겨드랑이 아랫부분이 암밴드에 쓸렸다. 안 그래도 몇 년 사용하다 보니 벨크로가 너덜너덜 해져서 가끔 풀렸는데,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러닝벨트 사는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러닝벨트를 살 것이냐, 러닝 조끼를 살 것이냐를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러닝 조끼라 함은 물통을 가슴팍이나 옆구리 등에 수납할 수 있는 조끼를 말하는 것이다. 뛰는 거리가 늘어나다 보니, 더운 여름에는 뛰다가 물 좀 마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스마트폰 하나 들고뛰는 것도 무거운데 장거리 몇 번이나 뛴다고 러닝조끼에 물통까지 메고 뛰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의 러닝 루틴과 물을 원래 잘 안 마시는 습관을 종합해 볼 때, 러닝 조끼대신 러닝벨트를 사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장거리는 잘 안 뛸뿐더러, 급수가 필요하다면 중간에 편의점이 있는 구간으로 루트를 짜면 된다. 그리고 어차피 대회 때는 급수가 되니 러닝벨트가 더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러닝벨트도 각종 브랜드에 다양한 제품이 있는데, 일단 나는 러닝벨트가 나랑 잘 맞는지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어서 다*소에서 2000원짜리 러닝벨트를 샀다. 다행히 러닝벨트가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내구성도 나쁘지 않아 1년 넘게 잘 사용하고 있다. 몇 만 원짜리 하나 사느니 2000원짜리 여러 번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또 내가 산 게 뭐가 있나?? 장갑?

그렇다. 작년 겨울에 장갑을 샀다. 그전에는 고작 3~5km를 뛰었고 자주 안 뛰었으니 장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거리도 늘고 횟수도 늘다 보니 손이 너무 시려서 장갑이 필요했다. 이것저것 검색해서 장갑을 하나 샀는데, 하... 장갑을 껴도 손이 너무 시리다. 물론 안 낀 것보다는 나은데, 그래도 손이 시린 건 팩트였다. 그래서 또 주변분들이 추천해주는 따뜻하다는 다른 장갑을 또 하나 샀다. 이건 안에 손가락장갑이 있고 그 위에 벙어리장갑이 레이어드 되어 있는 장갑이라 진짜 더 따뜻할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이걸 껴도 손이 시리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결국 옷소매 끝에 손을 구겨 넣어서 주먹 쥐고 구멍을 막고 뛰는 것이 가장 손이 따뜻하다. 자칫 넘어지거나 부상의 염려가 있으나 아주 추울 때는 정말 효과적이다. 주먹을 살짝 쥐었다 폈다 계속한다면 효과는 더욱 좋다.


그 외에도 대회 나간다고 에너지젤도 사봤고, 스포츠 테이프도 사봤다. 둘 다 플라시보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에너지젤을 먹으니 힘이 났고, 무릎에 스포츠 테이핑을 하니 근육에 무리가 덜 가는 느낌이었다.


지금 내가 가장 사고 싶은 장비는 모자 or 헤드 밴드이다.

이 더운 여름에 땀을 바가지로 흘리면서 아직까지 모자나 헤드 밴드가 없다. 모자는 기본적으로 내가 안 어울리는 얼굴이고, 헤드밴드는 왠지 좀 더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없으면 없는 대로 버틸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또 사고 싶기도 하고... 나도 나의 마음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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