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아직도 하루 한 번을 고집할까

마음을 닦는 루틴에 대하여

by 허교수

마음을 닦는 루틴에 대하여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양치질 이야기였는데, 어느새 라이프스타일 이야기가 됐다.
하루 한 번 닦는다는 고백 하나로 시작했는데, 질문은 자꾸 커졌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된다.
나는 왜 아직도 하루 한 번을 고집할까.


답은 단순하다.
덜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제대로 한 번 하겠다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하루 한 번은 게으름의 숫자가 아니라, 루틴의 최소 단위다.

하루를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약속 같은 것.

나는 양치질을 치아만 닦는 시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을 닦는 시간에 가깝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버튼이랄까
생각을 내려놓고, 몸의 감각으로 돌아오는 몇 분.

거울 앞에서 숨을 고르고, 오늘의 피로를 털어내는 일.

닦는다는 건 더하는 게 아니다.
쌓인 걸 적절히 걷어내는 일이다.
그래서 치태 제거가 아니라 ‘조절’이라고 했다.



이상하게도, 이 루틴을 붙잡고 나니

다른 루틴들도 닮아갔다.


나는 하루 한 번 1km만 뛴다.

더 뛰지 않는다. 대신 웬만하면 빠지지 않는다.


필라테스는 일주일에 세 번이면 충분하다.
대단해 보이진 않지만,

내몸은 이 정도의 성실함을 좋아하는 것같다.

요즘 작지만 끊기지 않는 루틴 중 하나

양치질도 똑같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멈추지 않아서 몸이 기억한다.
작아서 가능한 일들. 그래서 오래 간다.

몸을 닦기 시작하니, 마음도 따라왔다.


입은 마음의 거울이다.

잠이 부족한 날엔 입안 헌 게 먼저 느껴지고

(아프타성 구내염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날엔 잇몸도 예민해진다.


늘 먼저 신호를 보낸다. 좀 쉬라고 말이다.
우리가 잘 안 들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더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과학은 이미 충분히 말했다.
이제는 태도의 문제다.

열심히가 아니라 정확하게.

자주가 아니라 한 번이라도 온전히.


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같은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건 어디까지가 양치질 이야기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야기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 루틴들을 한 번쯤 차분하게 다시 펼쳐볼 수 있게 책으로 정리해 두었다.
필요할 때 돌아올 수 있도록.

완벽할 필요는 없다.


하루 한 번이면 충분하다.
이를 닦든,
1km를 걷든 뛰든,

일어나 명상을 하든,
잠들기 전 잠깐 책을 읽든...


중요한 건 다시 돌아오는 매일 그 ‘한 번’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직도,
하루 한 번을 고집한다.


결국,
하루 한 번

마음을 닦는 일에서

삶은 다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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