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아프다

by 허정구

내 손가락은 아니었지만... 아침 꿈에 새끼손가락이 잘린 꿈에서 뒤척이며 깨어났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했다. 불안했다. 기분도 찜찜했다.

아주 기분 나쁜 꿈이었다.


오전 09시가 될 무렵 대구에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전화하시는 분이 아닌데...(걱정)

시골에 숙모님이 밭에서 일하시다가 허리를 다쳐 지난 금요일에 입원하셨다며... 늙은 노모는 안타까움에 우셨다.


기분 나쁜 꿈은 결국 이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아버지께 전화를 하고,

작은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허리를 다쳐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가 전화를 통해 들리는 음성에서 그 아픔이 짐작되었다.

가족들 맏이방에 가족회비에서 병원비 지원 공지 안을 올리고 모두 동의하에 추진토록 했다.


아프다는 건 힘겨운 일이다.

육체적 아픔으로 치료를 받는다는 건 불편함과 함께 아주 힘겨운 일이다. 그래서 모두 건강을 이야기하고,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나마 육체적 아픔은 눈에 보이거나 그 정도가 짐작이 되는데, 마음에 아픔은 보이거나 느껴지지가 어렵다.


주변에 보면

많은 경우 마음의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있다.

서로 보다듬어주고

서로 이해하지 못한 채

힐책하고 힐난하며 서로 더 깊은 마음의 상처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고작 한 평생을 살다 갈 뿐인데

고작 한 울타리에서 머물다 갈 뿐인데


가진 것들로 우세하며 없고 부족한 이들을 누른다.

일. 기술. 지위.

고작 한낱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들에 얽매여서...


몸을 다쳐 아픈 작은어머니께 병문안 전화를 하며 빠른 쾌유를 빌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아픔을 겪고 있는 분에겐 어떤 위로를 해주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제주도

육지와 뚝 떨어진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왠지 제 각각의 보이지 않는 상처가 있음이 느껴진다. 나 또한 마음엔 상처투성이이면서 낮에는 일하고 때론 밤이면 혼자 앓는다.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보여지는 나는 웃으며, 나의 나는 혼자 아픔을 감내한다.


그래도, 이젠 많이 좋아졌다. 여전히 혼자인 주말 잠만 자지만 엊그제는 청소도 했다. 책도 간간히 보면서 없는 날 탓하지 않고, 부족한 삶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욕심은 가능한 버리고, 주어진 하루에 열심히 산다.


술에 찌들어 살지도 않고, 담배는 좀 많이 피지만 두루두루 가진 것 없지만 그대신 마음과 정을 나누며 살려한다.


몸이 아프면 쉽게 보여지고 전해지기에 위로받을 수 있는데

마음이 아프면 표 내지 않는 이상 전해 지기 어렵고 또 마음이 아픈 사림들은 위로받는 것조차 거부한다.


아프면 누구나 위로받고

아프니까...

휴식이 필요한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해도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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