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주말 오후

by 허정구

바람이 분다.

엊그제 立春이 지났음에도 아직 바람에 겨울이 묻어있다.

더불어 봄도 묻어있다.


한가한 주말 쉬는 날

이런저런 생각에 그리운 나의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아주 오래전 잊어야 할 사람임에도 여전히 간간히 기억되는 그사람.

엊그제 첫 학군사관후보생으로 군 훈련소에 입소한 둘째 꼬맹이와

엄마랑 동생. 그리고 큰 아들과 친구 하나.둘. 또 몇몇 사람들



다들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나는 왜 이런 그리움의 하루를 보내고 있는 걸까.


훈련소에 간 꼬맹이에게 카톡으로 안부 소식을 보냈다.

지난 목요일 첫 입소날 보낸 카톡도 여전히 1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나중에 볼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쓴 안부 소식에 곧장 답장이 왔다.

마침 휴일이라서 핸드폰을 나누어 주었다 한다.


첫 군인의 아들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는데 입소식 때 모습을 보내주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훨 멋지고 늠름한 모습의 웃는 아들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아장아장 꼬맹이가 언젠간 군대를 가겠지 생각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나는 뭘 하고 있을까 했던 그 까마득한 시간이 정말 지나 우리 꼬맹이는 군인을 시작했고, 나는 혼자 멀리 제주도에 와 있고, 이런 한가한 주말에 지난 시간을 떠올리고 있다.


햇살은 겨울과 봄 사이에 따뜻한 온기를 내리고

바람은 겨울과 봄 사이에 차가운 기운을 옮기고


그리움은 하늘의 구름처럼 하얗게 뭉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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