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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Dec 22. 2023

내이름이박힌책한권

나는 눈을 치워야 한다(부제. 눈 내리는 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눈 내리는 밤이다.

어젯밤부터 내린 눈이 낮에도 간간이 내리고 또 밤이 되니 이젠 굵은 함박눈이 되어 내린다.


펑^펑^내린다.

어젯밤과 오늘 동안 내린 눈은 족히 10cm을 넘었고

오늘 밤 지금 내리는 눈도 만만치 않다


온통 눈으로 덮였다.

오늘 아침 해가 뜨자마자 눈을 치웠다. 눈이 오면 눈을 치우는 게 시설관리 일을 하는 우리들에겐 당연한 일이다.


「눈은 곧 일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난 눈이 좋다.

눈 내리는 밤은 언제나 지난 추억이~

이젠 내게 추억이라 할 것들이 하나하나 사라져 감에도 눈 내리는 모습. 온통 하얗게 세상이 바뀐 모습을 보면 좋다.


이 눈을 혼자 보고 있지만... 예쁘다.


눈 내리는 밤.

어느새 쌓인 눈은 덮고 덮고 또 덮고 덮는다.

감추는 게 아니라 감싸 안는다.

나무도 길도 세상에 모두를 감싸 안는다.

덮고 덮고 덮어

포근히 살포시 감싸 안은 뒤에서야 눈은 쌓인다.


소리 없이 차곡차곡 쌓아 세상을 덮는다. 나를 덮는다.

그제서야 나는 잠이 든다. 그 품속에서.

오늘 나의 밤엔 눈이 내린다.

지난 그 어느 날을, 누군가를, 덮고 덮고 덮어 감싸 안는다.

그사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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