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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원준 Oct 02. 2023

부러우면 지는 거다? 부러우면 읽는 거다!

열등감, 혹은 결핍이 있는가? 그걸 극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가?


그렇다면 책 한 권 거뜬히 읽어낼 수 있는 조건은 다 갖춘 셈이다. 지금껏 책을 전혀 읽지 않았더라도 전혀 상관없다. 그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나의 경우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나는 왜 책을 잘 못 읽을까?”라는 거였고, 다른 하나는 “나도 돈과 시간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라는 생각이었다.


(전자에 대해선 앞선 글들에서 이야기한 바 있으니, 오늘은 후자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일 때문에 정말 미쳐버리기 직전까지 갔던 때가 있었다. 일주일에 2, 3일은 밤을 새웠고, 주말에도 편히 쉴 수 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당시는 ‘주 52시간 근무’와 같은 개념도 없을 때라 누구도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주지 않았다. ‘방송 바닥에서 일하면 다 그렇다’, ‘원래 날밤 까면서 일하는 거다’, ‘그래야 성장한다’와 같은 말들이 여전히 먹히던 때였다.


그렇다고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삶은 점점 더 팍팍해져 갔다. 계속 이렇게 살면 너무나 불행할 것 같았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끼던 때, 키워드 하나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당시 서점가에는 부동산 투자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유행처럼 등장하고 있었다.


나는 그 개념에 금세 매료되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나와서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 따박따박 월급 받으며 사는 걸 인생의 디폴트값이라 여겨왔으므로, 그들이 사는 세상은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부동산 투자자들의 책만 연달아 읽었는데, 적어도 10권은 됐을 것이다. 책이 술술 읽혔다. 그들의 삶을 엿보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당장 2~3년 안에 나도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로부터 5, 6년이 지난 지금, 애석하게도 부동산 투자로 이룬 건 아무것도 없다. 당연한 일이다. 투자 자체를 하지 않았으니. 하지만 그런 책들을 읽으며 보낸 시간이 절대 낭비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책들이 있었기에 나는 서서히 삶의 태도와 방향을 바꿀 수 있었다. 좀 더 능동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이전까지는 ‘부동산 부자’라고 하면 안 좋은 이미지가 있었다. ‘돈만 좇는 투기 세력’, ‘불로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정도로 여겼다.


물론 일부 그런 사람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책에서 만난 투자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패하면서도 계속해서 시도하며 성장한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회사라는 시스템 안에서 너무 현실에 안주하며 수동적으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나는 내 인생을 위해서 스스로 뭘 할 수 있지?’


이런 물음표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더 읽고 싶어졌다. 주도적으로 자기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배울 게 있으면 배우고 싶은데, 그게 책을 읽으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


요즘 나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자기만의 콘텐츠로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런 책들을 잔뜩 사서 쌓아뒀다. 빨리 읽고 싶다.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내가 낯설다. 내가 책을 읽고 싶다는 말을 다 하다니…! 그만큼 나는 독서와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책 읽고 싶은데 재미가 없다고 느낀다면,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먼저 답해보자. 그리고 이미 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책을 찾아보자.


그들의 인생을, 생각을 엿보자. 세상에 책보다 재미있는 건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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