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에 혼숙 도미토리 + 첫 베드벅(2)

헤오씨의 세계 여행 - Travelog 7. 암스테르담 in 네덜란드

by Heosee

"인생을 헛산 건가 현실타협이 오기 시작했다 "

나이 40살이 넘어서 경험한 첫 베드 버그

아직도 혼숙 도미토리에 도전하는 40살 청중장년 아재의 호텔 이야기 Part 2.



PM 08:30

헤오(Heo) : 하이 Sir.

안경 남직원 :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다시 왔네?


돌돌 두루마리 휴지에 고이 소중하게 싸 온 베드버그를 건넨다.

헤오(Heo) : 너어 이런 거 본 적 있니? 혹시 이게 베드 버그인 거 같은데?

안경 남직원 : (많이 당황) 이걸 어디서 발견한 거니?

헤오(Heo) : 2층 침대 아래. 아까 그 더러운 수건 있는 자리에서 발견했어, 죽어있지만 베드버그 맞지?

안경 남직원 : .... 내가 확인을 해봐야겠어. 다시 살펴보러 갈게. 방에 있어줄래?


똑똑똑!

방으로 검문을 온 안경 직원은 플래시를 비춰가며 방안 구석구석을 살피기 시작한다.

문틈 구석탱이, 커튼 뒤, 그리고 문제의 2층 침대까지 나름 열심히 찾는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 창문으로는 햇살이 한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5분 뒤

안경 남직원 : 없는 것 같아. 우리 매뉴얼에 보면 스태프가 베드버그를 발견해야 조치를 취해줄 수 있어.

헤오(Heo) : 어? 아까 봤잖아 죽었던 그 벌레. 그거는?

안경 남직원 : 아마 그건 먼지가 뭉쳐있던 거였거나 다른 음식물이 떨어진 게 아닐까?

내가 여기서 해줄 수 있는 건 새로운 시트를 교체해 주는 것 말고는 없겠다.


이미 증거는 로비 휴지통에 버려진 채였다.

'사진을 찍어뒀어야 하는구나'

너무 성급하게 들이대다가 기회를 날려버린 나.


안경 남직원 : 동의하지 못한다고 하면 매니저와 네가 다시 이야기를 하렴. 아마 환불은 힘들 거야.

저녁도 먹지 못했고

2층 침대 벗어나고자 이리저리 왔다리 갔다

그리고 12시간이나 날아온 나의 늙은 몸은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움직일 기력도 없어졌다.


헤오(Heo) : 그래., 우선은 시트라도 갈아주라. 그 다음에 매니저랑 이야기해 볼게.

안경 남직원 : OK! 그럼 가져온 새 시트를 교환해 줄게.


그래놓고 안경남 직원은 2층 침대 시트를 혼자서 낑낑대며 교체를 한다. 하우스 키퍼가 아니라서 시트를 가는 손길이 능숙지 못하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혼자 갈고 있는 걸 보다 나도 모르게 도와주게 되네. 맘 같아서는 도와주고 싶지 않은데..




PM 10:00

이제야 어둑해지는 암스테르담. 시차도 적응 안 되고 몸은 축추욱 쳐져가고 도저히 누워서 있을 수가 없다. 잠시라도 졸게 되면 그 무섭다는 베드버그가 일렬로 물을까 봐 걱정되고

자다 뒹구르르 해서 '똑'하고 떨어질 거 같은 공포에 어질어질하다.

애써 준비해 간 비오킬(베드버그 살충제)을 뿌려보지만... 맘이 진정되지는 않는다.


PM 10:30

드디어 매니저를 만나러 로비로 향했다. 안경 남직원은 퇴근하고 없는 상황.

짧은 영어로 그간의 일을 설명한다.

헤오(Heo) : 두유노우 고소공포증? You know Fear of Height. And 베드버그?

세상 살면서 절대로 고소공포란 영어 단어 'Fear of Height'는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여자 매니저 : (컴퓨터를 두들긴다) 너의 사정은 알겠는데 오늘은 방이 꽉 차서 변경해 줄 수 없을 것 같아.

헤오(Heo) : 그럼 버드 베그가 나왔으니 취소 환불은 될까?

여자 매니저 : 그것도 곤란해. 살아있는 베드버그를 스태프가 발견해야 가능한데 우리 직원은 발견하지 못했어. 다만 누군가 예약을 취소하면 방을 바꿔줄 수는 있어.

헤오(Heo) : 그럼 그건 언제 확인이 되는데?

여자 매니저 : 아마도 AM 03:30분은 지나야 되지 않을까?

헤오(Heo) : (장난치나..) 그래 그럼. 나는 어차피 한국시간으로 낮과 밤이 바뀐 상황이니 4시간 뒤쯤 다시 올게. 어차피 한국 시간으로는 오전이라 잠도 안 와~ 난 견딜 수 있어.


여자 매니저 : (진상인가...) 그렇다 한들 1층 침대라는 보장은 할 수 없어. 그리고 새벽 3시 30분이니 방을 바꾸기도 쉽지 않을 거야.

헤오(Heo) : (의지의 진상 한국인) 알았어 그래도 그렇게라도 나는 방을 바꾸고 싶어.

여자 매니저 : 알겠어. 지금 쓰고 있는 방에서는 시트를 쓰거나 어지럽히면 바꿔줄 수가 없어.

헤오(Heo) : (의지의 진상 한국인x2) 그래 그럼~ 로비에 내려와 있지 머. 와이 낫~(Why not)~


다시금 올라온 방에서 나는 자지도 못하고 벽에 기대어 앉아있었다. 시트를 훼손해서 안 바꿔준다는 경고에 그저 앉아서 꾸벅꾸벅.. 꾸역꾸역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좀이 쑤시면 1층 로비 소파로 내려가서 그곳에 눕기도 했다가 앉기도 하고...

몸은 계속 쳐지고 늘어지고 자고는 싶고.. 그렇게

현지시간 새벽 세시가 되었다.


헤오(Heo) : 자 리셉션으로 출발. 잠깐만 지금 새벽 시간 인사는 굿 모닝이 맞나? (쓸데없는 고민)

나 왔어, 혹시 나한테 들려줄 좋은 소식은 없을까?

여자 매니저 : (어머 쟤 진짜 왔어) 아직 안 잤어? 안타깝게도 방이 다 손님들로 가득 찼네.

헤오(Heo) : 올림픽은 파리에서 하고 있는데 왜 암스테르담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거지?

휴우 나는 어찌해야 될까?


여자 매니저 : 그럼 오전 7시쯤 다시 내려와 볼래? 일찍 체크아웃하는 사람들 중에 2자리 이상 비게 되면..

아 좋은 생각이 났다. 지금 4인실 전체 방값을 내면 새로운 방을 줄 수 있어. 그러면 지금 당장 옮길 수 있겠다. 아니면 지금 룸메이트들에게 자리를 바꿔달라고 해보는 건 어떨까?

(침묵~)

.

.

.

헤오(Heo) : 난 이만 갈게. 내가 깨어있다면 7시쯤 다시 내려와 볼게.

여자 매니저 : 그래 좋은 밤 되렴

헤오(Heo) : 정말 내가 좋은 밤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여자 매니저 : (웃음) 참. 그렇구나 그래도 좋은 밤..


돈이 필요해요! 밥 주세요! 웃고 있습니다~ 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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