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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Jun 20. 2023

133. 정나미

커피 끊은지 21일차

1.

어젯밤에 '정나미'라는 제목으로 5줄짜리 글을 쓰고 올리고 잤다가 오늘 아침 뛰고 나서 지웠다. 왜 정나미가 떨어졌는지 뛰는 내내 생각해 봤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아서. 아무래도 아직도 나는 사람의 근원적인 본능 - 먹고 마시고 자고 싸고 - 가 눈에 보이는 순간이 많이 불편한 모양이다. 특히 그게 성적인 영역일 때는 더더욱.


어제 너무나도 몸매가 예쁜 여자분을 어떤 남자분이 계속 뚫어지게 쳐다보는 걸 우연히 목격하게 됐는데 그 모습이 뭐랄까... 너무나도 불편했다. 징그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예쁘고 잘 생긴 사람에게 눈이 가는 건 당연하지만 유독 어제 그 남자분의 눈빛은 뭔가가 계속 거슬렸다. 왜 거슬리는지 모르겠는데 불편하고 기분 안 좋고, 막말로 정나미가 조금 떨어졌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대체 왜 그럴까, 왜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불편했을까 생각하면서 뛰는데 - 약속한 모닝런 5킬로를 마치고 나자 문득, 혹시 나 역시 어디 가서 잘생기고 몸매 좋은 남자를 보면 나도 어제의 그 남자분처럼 그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다는 걸 알았다. 나도 저렇게 본능 가득한 눈빛으로 멍하니 남자를 바라본 적이 있고, 그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분이 안 좋았다.  


어쨌든 그 남자분은 그동안 나름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쩐지 정나미가 조금 떨어졌다.




2.

오늘도 모닝런을 하고 왔다. 이제 드디어 모닝런을 하고 와도 졸리지 않는다. 그래서 저녁 러닝을 조금이나마 추가하려고 한다.


11월 초에 열리는 JTBC 마라톤에서 시각장애인 가이드러너를 할 예정이다. 그것도 풀코스로. 그런데 현재 2달 만에 뛰는 거고 커피를 끊어서든 최근 약속이 많아져서든 입맛이 좋아져서든 뭐든 간에 일단 살이 좀 쪄서 다시 빼고 몸도 탄력 있게 만들어야 해서 스트레칭을 비롯해 운동을 추가하려고 한다. 더불어 오늘부터 식단 조절도 들어간다.


... 그렇게 안 하면 11월에 가이드러너 못하고 약속한 분께 민폐가 된다. 그럴 수는 없다.




3.

사실 지난주부터 살이 좀 빠지기 시작했는데 일요일에 한강에서 치맥을 거하게 했더니 바로 뱃살이 튀어나와 버렸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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