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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인 Jun 25. 2023

139. 안정감

커피 끊은지 26일차

오늘은 일요일, 시각장애인 가이드러너 훈련을 갔다. 땡볕이라 8시인데도 더웠다. 인터벌 훈련을 했는데 가민 워치 어떻게 계산해야 되는지 (지금도) 몰라서 기록이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 크흑.


가이드러너를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내가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마라톤에서 느꼈던 감동 중 하나였던 '시각장애인 러너와 그들의 가이드러너 세계'에 나 역시 들어가고 싶어서 였다. 그래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가이드러너 훈련을 올해 처음, 덜덜덜 떨면서 혼자 나가기 시작했다.


두번째 이유는 이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나도 좋기 때문이다. 처음 간 날부터, 훈련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마냥 좋았는데 지금도 갈 때마다 좋은 기운을 받는다.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고 긍정적이고 따뜻하고 밝다. 게다가 모두 러닝을 좋아하고 열심히 뛰고 또 잘 뛰는 사람들이라 체력도 좋고 몸도 건강하고 멘탈도 강하다. 약속도 잘 지키고 성실해. 게다가 따뜻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내가 사람을 볼 때 가장 중요한 매력 포인트이자 덕목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좋다.


안정감이 없는, 불안하고 불행하고 부정적인 사람들은 아무리 잘 생기고 예쁘고 돈이 많고 명문대에 좋은 직장을 다녀도 아무 감흥이 없다. 오히려 멀리하고 싶다. 그런데 여기서 갈때마다 만나는 모든, 정말 모든 사람들은 그 건강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좋다. 무언가가 있어도 건강하게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사람들, 혹은 다스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오늘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어쩜 이렇게 세상에 이렇게 잘 생기고 예쁘고 운동도 잘하고 친절하고 따뜻하고 성격도 좋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수 있지, 신기하고 신기하고 신기하고 - 감사하다. 그저 감사할 뿐.



추신:

진지하게 살을 빼야하는 이유가 옷이나 외모 문제가 아니라 뛸 때 무릎이랑 발목 부상 방지하려고. 재밌는게 예전에는 남자 때문에, 옷때문에 살 빼야 한다고 할 때는 살이 안 빠지더니 가이드러너 잘하기 위해서는 살을 빼야 부상이 없어, 하니 살이 숙숙 빠지기 시작했다. 아 진짜 신기해. 역시 마인드셋이 전부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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